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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 임팩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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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기업가 센터가 있는 이유는 뭘까요? 비영리 교육 기관과 영리 창업 지원 조직의 공존이 일견 부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정이 상시적으로 부족한 대학 입장에서는 교육 효과가 모호한 기업가 센터의 활동이 불안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국부 창출의 미래 세대를 키우는 것이 대학의 사회적 기능이기 때문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기업가 센터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업 기회를 읽고, 돈의 흐름을 읽는 것은 대학 보다는 시장이, 현장이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십 년간 창업 지원 조직, 중간 지원 조직은 양적, 질적 성장을 하였고, 나름의 성과도 보이고 있습니다. 예비 창업가는 대학의 기업가 센터를 기웃거리기 보다는, 테헤란로의 중간 지원 조직을 두드립니다.
혹자는 창업은, 기업가 정신 교육은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대학 본연의 사명이라고 합니다. 혁신을 교과서 매 페이지마다 강조하는 경영 대학이야말로 이 시대 정신을 담아낼 최적의 장소라고 합니다. 그러나 창업은 한 때의 유행이라고, 대학이 시류를 타면 안된다고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게다가 다수의 기성 세대는 자신의 자녀가 창업을 한다고 하면, 그 보다 수익률이 좋은 직업이 따로 있다고 말립니다. 남에게 혁신을 권유하더라도 가족에게는 창업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대학에 기업가 센터는 왜 있는 걸까요? 시장이 대학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면, 그저 한때의 유행이라면 말입니다.
우리는 대학이야말로 기업가 센터가 숨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율성이 유일한 행위 준칙이 될수록, 시장이 더더욱 합리적으로 작동할수록, 기업가 센터는 대학에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빠르고 더 빠른 효율적 삶이 누를 수 없는, 따지고 또 따지는 시장의 계산이 측정할 수 없는, 일견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아이디어, 위험한 미래를 상상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기업가 정신은 기본적으로 지금 시장의 비효율을,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는 과정입니다. 비효율을 찾아내는 부단한 노력이 바로 시장의 본질입니다. 건강한 시장은 따라서 기업가 정신이 가득합니다. 대학과 같은 관료제 조직은 그런 의미에서 기업가 정신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모든 것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오늘은 언제나 효율적입니다. 어제의 경쟁에서 우연이든 실력이든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기업가 정신은 곧 오늘의 성공과 같은 말입니다.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오늘의 시장은 끝이 예상되는 뻔한 드라마와 같습니다. 내일은 효율적인 오늘과 같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불평등 역시 언제나 효율적입니다. 매몰 비용 혹은 마태 효과(Mathew effect)가 만들어낸 착시이든, 규모의 경제로 인한 것이든, 오늘의 성공은 새로운 도전 보다 효율적입니다. 오늘의 시장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라면, 내일의 꿈은 오늘의 관점에서 언제나 비효율적입니다. 루쉰(Lu Xun)의 창문 없는 방과 같기 때문입니다.
혁신은 오늘의 기준으로 언제나 비효율적입니다. 불평등을 넘어서는 시도는 언제나 비효율적입니다.
오늘의 효율을 비껴갈 수 있는 곳, 오늘의 성공만큼 내일의 실패가 용인되는 곳, 모든 것이 너무 느린 곳, 바로 대학이 기업가 정신의 적소인 이유입니다. 스누 임팩트(SNU Impact). 지금 이곳에서 다른 내일을 상상하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작은 실천, 우리 기업가 센터의 오늘입니다.
배종훈, 벤처경영기업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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