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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B업계의 대부, 정영채 동문
한국 IB업계의 대부, 정영채 동문
글. 학생홍보대사 권도현(학사 16), 김아연(학사 18)
한국 IB의 대부, 세간에서 정영채 사장님을 일컫는 말이다. 적지 않은 긴장감을 유발하는 무거운 이름이었으나 직접 만나 뵌 정영채 사장님은 밝고 온화한 면모를 풍기셨다. 여유롭게 어린 후배들을 마주하시는 모습에서 부드럽지만 견고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
NH 투자증권 대표이사이자, ‘한국 IB의 대부’라 불리시는 선배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고등학교를 대구에서 나오고 82년도에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제 학창 시절은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전투경찰이 늘 학교에 와있었을 만큼 굉장히 소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했다기보다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역동적인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경영대에서 과 대표를 하기도 했고, 저를 모르면 경영대 학생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여러 사람들과 교류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다양한 사람을 만났던 경험이 고객들에게 영업을 해야 하는 직장생활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졸업 직후 저는 대우증권에 입사하게 되면서 투자금융(IB)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외환위기와 대우사태까지 겪으며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바쁘고 힘들었지만, 결국 대우증권을 지켜낼 수 있어 기뻤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금융시장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역사적 순간에서 많은 배움을 느꼈고 당시의 어려운 시기는 저에게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편, 외환위기를 이겨낸 이후, 금융시장에는 중대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정부가 보증해줄 수 있는 금융상품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더 많은 것이 이루어져야 하면서 금융시장이 보다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죠. 초기 IB는 회사채 발행이 대부분이었지만, 자본시장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생기고, 그만큼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런 변화된 흐름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항은 바로 고객들을 두고 타 금융회사들과 경쟁하는, 즉 영업을 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때 많은 동문들은 이런 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의지와 M&A 시장을 열고 새로운 시장들을 개척하자는 열망 하에 도전을 결심하여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그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이제까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걸어오셨는데, 혹시 오늘의 대표님이 그리는 또 다른 미래가 있으실까요?
대우증권을 떠나면서 제 꿈은 ‘한 회사의 CEO’보다는 ‘한 분야의 대부’가 되는 일이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몇몇 후배들이 저를 한국 IB의 대부라 불러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저 자신을 대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를 만들어나가면서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대부에 이르지 못한 저는 시장과 사람을 새롭게 이끄는 대부의 역할을 꼭 수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은 여전히 성장 단계에 있습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완전한 정의도 아직 내려지지 않았고, 철학도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는 현재 자본시장에서 일하기 힘들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성장할 길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은 적당히 흘러가는 대로 시세에 올라타서 갈 건지, 새로 길을 만들어나갈 건지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금융시장을 더 넓은 차원으로 이끌고 그 영역을 보다 확장하는 데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제게 남은 마지막 에너지를 불사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욕심내지 않고 비워가는 자세로 현재 맡은 일에 열정을 다해 임해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돌아봤을 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길을 자신의 인생 목표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대까지는 자신만의 길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첫 직장생활을 할 당시 대부분의 우리 학교 출신들은 영업보다는 전략, 기획,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험한 일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편하게만 살던 친구들보다, 역동적으로 학창 생활과 사회생활을 겪은 사람들이 더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안정적인 길을 걷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흔들리고 불안해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세상은 굉장히 넓고 크기 때문에 꿈을 다양하게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우리 후배님들께 결코 작은 마음, 꿈을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큰물을 담아야 하는 그릇일 텐데 처음부터 적은 양의 물을 담는 그릇을 추구한다면, 언젠가 큰물을 담으려 할 때 그 그릇을 깨고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더 여유가 된다면, 경쟁에서 이기는 Winner가 아닌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Leader가 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될 자질을 갖춘 여러분이기에 Good Speaker이면서 동시에 Good Listener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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