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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N(Social Ventures on NETWORK) 프로그램을 마치며

SVN(Social Ventures on NETWORK) 프로그램을 마치며

글. 학생홍보대사 김소정(SMBA 14기)

서울대학교 벤처경영기업가센터가 한∙중∙일 3개국의 대학생들이 팀을 이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향하는 창업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제1회 ‘소셜벤처 네트워크(SVN, Social Ventures on NETWORK)’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SVN의 운영위원이신 조승아 경영대 학생부학장님과 배종훈 벤처경영기업가센터 부센터장님을 만나 SVN 프로그램과 소셜벤처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올해 8월부터 15주간 진행된 소셜벤처 네트워크(SVN)가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SVN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그 진행 목적과 방식 등을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승아 학생부학장) 이번 SVN은 서울대학교, 중국 북경대학교,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교의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13년 전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이 교육부 차원에서 student mobility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로 협약을 맺었고, 그 Campus Asia 사업단 중 하나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이 선발되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3개 학교 학생들의 물리적인 이동에 제한이 생겼기 때문에 이전에 기획했던 것과는 다른 사업을 진행해야 했고, 이에 벤처경영기업가센터와 함께 SVN을 기획 및 진행하게 됐습니다.

SVN은 각 학교에서 2명씩, 총 6명으로 이뤄진 팀을 3개 구성해 진행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언어와 문화 코드가 다르고, 또 물리적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비대면으로만 진행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이 있었는데, 그만큼 진정한 의미의 immersion, cross-cultural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종훈 부센터장) SVN의 기본적인 포맷으로는 현업의 15주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차용했고, 교육학적인 관점에서는 이를 액션 러닝 포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3개월 이내에 증명해야 하는, 굉장히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입니다. 따라서 교수진들만 참여한다면 성공하기 어렵고 실제 창업 또는 창업 인큐베이팅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기업들(크레비스파트너스, 임팩트 스퀘어, 루트 임팩트)과 SVN을 위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세 기업의 대표들은 각 팀의 멘토로 참여해서 매주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피드백 세션을 가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멘토들이 ‘자본 시장’의 역할을 담당해서, 예를 들어 각 팀이 어떤 의사결정을 했을 때 실제 주식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등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습니다.

조승아 학생부학장) SVN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소셜 벤처’를 다루게 된 이유는 한∙중∙일 세 국가가 지리∙문화적으로 같은 범위 안에 있을 뿐 아니라, 노인, 환경, 정신건강 문제 등 공통적인 사회 문제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서 이러한 사회 문제들을 비교∙분석하는 형태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즉 SVN은 통상적인 창업 경진대회와 달리 사회적인 영향력에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러 기관∙기업들이 창업 경진대회 등 창업 관련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존 프로그램들 대비 SVN이 갖는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배종훈 부센터장) SVN의 차별점은 벤처경영기업가센터의 차별점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즉, 기존의 창업 경진대회나 창업 관련 제도들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결과주의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SVN, 그리고 벤처경영기업가센터의 관점에 이해하는 창업은 현재 시장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다른 시장을 상상하는 것’이며, 이를 가장 잘 구현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SV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시장을 상상하는 것’은 현재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흔히 ‘소셜 벤처(social venture)’라고 하면 수익성이 없고 비즈니스와는 별개라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셜 벤처는 현재 시장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하는 ‘점진적 혁신’이 아닌, 시장 자체를 새롭게 만들면서 이를 통해 현재 시장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급진적 혁신’입니다. 이러한 ‘급진적 혁신’을 강조하기 위해 학생 벤처 프로그램들을 만들었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일반 벤처(commercial venture)가 아닌 소셜벤처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 소셜 벤처가 갖는 중요성이나 의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조승아 학생부학장) 개인적으로 과거 탈북 학생들을 교육하는 대안학교와, 사회로부터의 소외감을 느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미국의 노인들을 연결하는 프로젝트에 도움을 준 적이 있습니다. 탈북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지만 영어가 굉장히 부족했고, 미국의 고학력 노인들은 대화 상대가 없어서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 그룹을 연계해서 미국의 노인들이 탈북 학생들과 스카이프를 통해 영어로 대화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각기 다른 사회적인 문제를 보완했다는 측면에서 굉장한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준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 쭉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SVN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배종훈 부센터장) 현재 자본시장은 이전과는 다른 것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social value)’가 중요한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과거에는 경영들이 이를 홍보 차원에서만 활용했다면 지금은 사회적 가치가 기업 평가에 있어 핵심적인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모펀드 회사들은 기업 평가 시 사회적 가치를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영향을 외면한 상태에서는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VN을 운영하시고, 또 각 팀의 최종 제안서를 심사하시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거나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배종훈 부센터장) 전반적으로 이번 SVN에 참여한 학생들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학생들과 운영진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피보팅(pivoting)’은 사업 계획서를 계속 수정하는 과정을 일컫는데, 마감일이 가까워질수록 시간도 부족하고 SVN 자체가 비학위 코스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집중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각 팀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SVN의 3가지 키워드는 1) 비대면으로도 협업이 가능한가 2) 비정형(non-routine)적인 태스크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가 3) 상이한 정체성을 갖는(cross-border) 사람들의 협업이 가능한가입니다. 초기에는 염려도 많이 했고 줌으로 작업했을 때 학생들이 제대로 몰입해서 작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피보팅 결과물을 보니 어마어마한 양의 상호 협업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의 퀄리티가 나와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역설적으로 본다면, 현세대들은 비대면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정형적 문제를 풀면서 협업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단초를 읽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조승아 학생부학장) SVN은 일반적인 케이스 경진대회가 아니라 사회적 이슈를 풀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학생들이 웹사이트를 직접 구축해 보고 실제로 필드 테스트를 해 보는 등 한정적인 자원을 활용하는 데 굉장히 적극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역시 창업의 원천적인 힘은 개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실제로 한∙중∙일 3국은 지역적인 특성으로 인해 지속적인 긴장과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대학생들이 협업을 통해 그런 정치적인 문제들을 오히려 초월해서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고, 더불어 그런 프로세스의 높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봤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게 됐습니다. 결국 교육기관이 할 수 있는,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은 각기 다른 국가의 젊은 학생들이 역사적인 배경을 넘어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줌으로써 지역사회와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SVN 이외에도 내년에 벤처경영기업가센터 또는 경영대가 주최할 창업 관련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있다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배종훈 부센터장) 벤처경영기업가센터에서는 ‘이상한 아이디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아이디어’의 팀 선정 기준은 현재 시장에서 외면받을 정도로 혁신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MBA 팀도 9주 동안 인큐베이팅 중이고, ‘이상한 아이디어 2’의 최종 보고서가 11월 27일(금)까지 제출됩니다. SVN과 ‘이상한 아이디어’ 모두 동일하게 혁신성에 지향점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이외에도 ‘창업가의 식탁’ 특강, 그리고 12월 첫째 주 ‘스타트업 컨벤션 2020’이 진행됩니다. 이번 컨벤션 ‘상상 그리고 시장’ 파트에는 앞에서 언급한 ‘이상한 아이디어 2’에 참여하는 팀들을 발표도 있을 예정입니다.

저희 센터에서 ‘혁신성’을 강조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창업 교육에서 ‘혁신성’이 빠지면 ‘부자 되기 교육’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이러한 ‘부자 되기 교육’을 굳이 학교에서 가르칠 필요가 없고, 또 이러한 교육 때문에 창업과 경영학은 전혀 다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창업 교육을 경영학의 확장형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부/MBA 학생 중에도 창업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많습니다. 격변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꼭 숙지∙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배종훈 부센터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체에서 ‘뉴 노멀’과 같은 콘셉트가 자주 언급되는데, 오히려 시장의 잘못된 해석을 유도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담론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다르게 얘기할 수도 있지만) 벤처경영기업가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기본적인 비즈니스 셋업은 동일합니다. 비즈니스의 생산 요소는 기술과 자원이고 사람은 제약 조건인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해서 제약 조건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전과 동일하게 보유한 기술과 자원으로 원하는 문제를 풀면 됩니다. 다만 현재의 사회∙경제적 상황에서는 기존 제약 조건 하에서 찾았던 답들이 약간 엉뚱하거나, 지배적인 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창업 환경이 시리즈 B부터는 어렵더라도 시리즈 A까지는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창업에 뜻이 있다면 바로 시도를 하면 됩니다. 15주간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궁합이 맞는지 여부를 시장이 알려줄 것이고, 만약 잘 되지 않더라도 이력에 긍정적인 상처로 남겠죠.

조승아 학생부학장) SVN을 통해서 ‘언택트’로 인해서 단순히 멀리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컨택트 소사이어티’에서보다 훨씬 밀접하게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번 SVN에서는 줌을 활용한 정신 건강 상담 솔루션을 개발해, 컨택트 환경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한 팀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듯 앞으로도 ‘언택트’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깊고 밀접한 관계를 의미하는 ‘deep-tact’가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씀해 주신 SVN 이외에도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나 서비스 등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

배종훈 부센터장) 우선 국내 스타트업 자원은 지난 10년간 많이 발전했습니다. 실제로 초기 창업 단계 자원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 3위권 안에 들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창업 생태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또는 실패가 두려워서 창업을 못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현재로서는 시리즈 A까지 환경이 매우 잘 조성돼 있고 실패에 대한 리스트도 거의 없기 때문에 누구나 원하면 창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습니다.

민간 생태계에서는 여러 기관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데모데이를 주최하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플랫폼은 넘치고 흐르는 상황입니다. 15주 안에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를 받고 나면 추가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도 있겠죠.

서울대 내에 창업을 위한 단일화된 거버넌스는 아직 없지만, 임시 조직인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창업 지원이 진행되고 있고 물론 아직은 공대에 많은 자원이 있는 상황입니다. 벤처경영기업가센터는 7년 전 중기부에서 지정한 9개 기업가 센터 중 하나이며, 학생창업팀이 받은 투자 총액도 400억 원 이상이기 때문에(2020년 1월 기준) 센터도 나름 의미 있는 플랫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또한 현재 센터 홈페이지(https://www.snustartup.com/)에 소개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정례화해 내년에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경영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응원과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조승아 학생부학장) 저는 주로 전략 강의를 하기 때문에 대기업에 대한 논문들을 많이 읽는데, 이러한 대기업들의 데이터에서 추출된 기존의 경영전략 패러다임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은 매우 매력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창업을 공부하며 준비하고, 또 열정을 불태우는 학생들의 건승을 빕니다.

배종훈 부센터장)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표현이 생각납니다. 풀고 싶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 창업 생태계에 들어왔을 때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다면 창업보다 손쉬운 방법이 다른 곳에 더 많습니다. 창업 생태계는 문제를 푸는 곳이지, 지금 당장 성공하기 위한 곳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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