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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동문칼럼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세 가지 기준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세 가지 기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의 일부분이다. 인생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대학시절이야말로 ‘나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 가장 많았던 시기인 것 같다. 대학 입학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안은 채 학업에 정진하던 고교 시절과 달리,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지도 없는 길’이 펼쳐진다. 원하는 길을 택할 수 있다는 자유에서 비롯되는 설렘만큼이나, 그 수많은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불안감 역시 크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 역시 필연적이다. 그럼에도 결국 선택의 순간은 온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다시 20대로 돌아갈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기준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택을 해야 아쉬움이 덜 남을지 생각해 봤다. 크게 3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먼저 가능한 다양한 시도를 해본 뒤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선택을 한 뒤 가장 후회가 될 때는 내가 알지 못했거나 큰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배제한, 혹은 괄시했던 선택지에 대한 미련이 남을 때이다. 자신의 과거 선택에 온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동일한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당시 세 갈래 길인 줄 알았는데 한참 뒤 네 번째 길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된 A의 허망함과 네 가지 길 모두의 존재는 알았지만 당시 ‘내가 생각한 최선’을 선택한 B의 아쉬움은 질적으로 다르다. 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탐색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내린 나의 결론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기 훨씬 쉬우며, 과거의 선택에 얽매이지 않은 채 현재 주어진 새로운 선택에 집중할 수 있다.

물론, 무작정 시도하고 넘어지면서 배우라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사고가 두려워 차를 안 탈 이유는 없지만,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필요하니 말이다. 다만,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제공하는 서울대학교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대내외 활동에 참여하며, 선배들, 친구들, 교수님들께 질문하라. 이러한 탐색의 과정을 겪다 보면 흐릿하던 길도 조금은 더 선명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아져있을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둘째, 만사에 있어 ‘타이밍’과 ‘우선순위’를 고려하길 바란다. 나는 어떠한 의사결정을 할 때 항상 스스로에게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지금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일까?’를 묻곤 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공평하게 갖고 있는 것이 시간이다. 그리고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우선순위를 확립하지 않고 모든 일을 잡으려다 보면 오히려 시간을 낭비할 수 있고,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아예 기회를 놓치거나 나중에 훨씬 큰 대가를 치르고서야 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쇠는 달구어졌을 때 쳐야 하고, 달궈지지 않았을 때 치면 부러진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것이 공부만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랑일 수도, 도전일 수도, 미래에 대한 투자일 수도 있다. 다만, 의사결정 전 ‘나는 내 청춘이 어떤 의미를 갖기를 원하는가’를 한 번쯤은 상상해 보고 그에 맞게 행동하라는 의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을 택하길 바란다. 지난 30년간 일을 하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천외유천(天外有天)’이라는 성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어디서나 소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걸 느낀다. 서울대학교에 올 정도로 공부를 잘한 여러분 역시 적어도 한 번씩은 수업을 듣다가 이렇게나 뛰어난 학우들이 많다는 점에 놀라고, 의기소침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뛰어난 순서’로 사람을 줄 세워 그 등수대로 성공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인생이라는 지도 없는 길을 걷는 데 있어, 많은 경우 능력 그 자체보다도, 무엇(what)과 어떻게(how)라는 이전에 왜(why)에 대한 본인의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시도가 실패할지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지닌 사람들이 성공한다. 이러한 힘은 결국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힘든 순간은 언제나 오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이를 이겨낼 힘이 생긴다.

결론적으로, 탐색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즐겨라. 인생에 ‘완벽한’ 선택, 혹은 ‘정답’은 존재하지 않을지언정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 나만의 ‘해답’은 존재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하여 희망찬 새해에 힘찬 발을 내딛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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