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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인터뷰

삼정회계법인 김이동 대표와의 대화

삼정회계법인 김이동 대표와의 대화

글. 학생홍보대사 전민서 (학사 19)

 

이번에 삼정KPMG의 최연소 대표로 선임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크게 세 가지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회사가 건전한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성장을 통해 직원들이 전문가적 성취를 얻고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직원들이 KPMG를 장기적인 직장으로 여겨준다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고객들의 존중을 받는 것입니다. 고객들의 혹독한 요구와 인격적인 모독으로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insight를 가지고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우리 직원들이 고객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고, 그로 인해 존중받기를 바랍니다.


셋째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입니다. 그간 회계법인 재무자문 조직이 해보지 않은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대형 매각자문 업무를 외국계 IB가 아닌 회계법인이 수임하는 것입니다. 이미 상당부문 진척되고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대형 회계법인을 찾기 부담스러운 중소기업 오너들을 위한 Online M&A Platform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가입하고 상담받고, 필요시 매수인을 찾을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회계법인 내에서 재무자문 부문을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천성이 덜렁대고 꼼꼼하지가 못합니다.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인정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회계감사업무가 자신이 없고 적성에 맞지 않는다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가는 일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매번 새로운 기업, 새로운 산업을 학습하고 성장하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신에게 감사합니다.

 

M&A 전문가로서, M&A 분야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전에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던 제 지인이 자문업에 대해 저에게 다소 비하하는 발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GDP를 창출하여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데, 회계법인은 실질적 가치창출을 하지 못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고심하였으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M&A를 예를 들겠습니다. 만약 이병철 회장님이 안국화재 (당시 자본금이 1억원에 불과)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자산 440조 원의 삼성금융그룹이 탄생하지 못할 수 있었습니다. 장기 매물이던 하이닉스를 SK그룹이 인수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HBM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둘이 합쳐지지 않았었다면 없었을 사건을 만들어 내는 것, 적어도 그것에 기여하는 것이 M&A자문의 매력입니다. 항상 배우고, 또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매력입니다.

 

M&A 업계는 회계법인 외에도 글로벌IB와 국내 증권사가 참여하는 치열한 시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계법인이 시장에서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다 각자의 강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IB는 그들의 강력한 해외 Network, Brand Value가 핵심 장점일 것입니다. 국내 증권사는 보유하고 있는 자본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과 타 ECM (IPO 등) 분야와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저희 회계법인은 사실 가지고 있는 역량과 밸류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IB 못지않은 우수한 인력이 다수 (저희 KPMG딜은 620명) 포진하고 있어 고객의 어려운 요청에도 충실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KPMG network을 활용하여 글로벌 투자자 물색도 도울 수 있습니다. 세무, 컨설팅 부문도 있어 고객이 원할 경우 통합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회계법인을 통한다면 과도한 보수의 부담 없이 양질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M&A 시장에서 삼정KPMG의 점유율이 많이 상승하였습니다. 부문 대표로서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예전에는 회계법인 재무자문부문이 규모 있는 매각 자문을 수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1조 원 이상의 M&A 딜은 외국계 IB들이 많은 수임하고, 회계법인은 작은 사이즈의 M&A 딜을 많이 수임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회계법인도 규모 있는 딜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깨고 싶었습니다.


외국계 IB와 처음 같이 일한 것은 티브로드라고 하는 케이블 TV 방송 송출 사업자를 SK그룹에 매각할 때였습니다. 저희가 매각 주관이었고 매수 주관은 외국계 IB 두 곳이었습니다. 당시 본부장으로서 제가 직접 PM을 했는데, 외국계 IB와 같이 일해보니까 우리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규모 있는 M&A 자문을 수임하기 위해 문을 계속 두드렸고 그게 성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객 사이에서도 KPMG에 맡겼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하나씩 수임 사례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좀 회의적이었지만 이제는 KPMG가 M&A 리그 테이블에서 2년 전부터 꾸준히 5위 안에 들며, 많은 외국계 IB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딜이 있으신가요?

작년과 재작년에 걸쳐서 뿌듯했던 딜이 있습니다. LS니꼬동제련 딜인데, 이 회사는 일본의 니꼬라는 회사와 과거 LG가 조인트 벤처로 만든 국내 유일의 동제련 회사로 1년에 EBITDA가 2500억씩 나오는 알짜 회사입니다. 이제 그 회사의 지분을 LS가 니꼬로부터 사 오고 싶어 했는데 니꼬가 이를 계속 거부하다 2년 전에 이를 팔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인수 자문을 해서 성공하는 뿌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LS그룹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계열사인데 Joint Venture여서 그동안 연결 재무제표상 연결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연결할 수 있게 되어 신용등급이 많이 올라갔고, 2500억의 이익을 계상할 수 있게 되어 손익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LS 그룹도 좋았고 니꼬도 좋았기에 그때 되게 좀 뿌듯했습니다.

 

학부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술 먹고 당구 치고, 게임하다가, 정신 차리고 회계사 공부하니 졸업할 때가 되었던 것 같아요. 다만, 가끔 기억에 남는 것은 보석처럼 반짝이던 친구들입니다.


너무너무 말을 잘해 강남 과외계를 주름잡던 고영철, 부산사투리를 어찌나 빨리 쓰던지 처음엔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서서히 적응하여 제가 통역관이 되었던 김상기, 잠실 배명고를 전교 꼴찌로 졸업하고 막노동을 하시다가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공부하여 뒤늦게 학교에 오신 저의 멘토 김기환 형님, 가수 신성우를 닮아 뭍 여인들을 설레게 했던 김영근, 운동신경이 탁월하여 팩차기의 달인이었던 김정택, 항상 모든 회계이론을 꿰뚫고 우리들을 가르쳐주셨던 김인수 형님 등등..


그들의 아름다운 젊은 시절과 함께 한 기억들이 제 삶에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최근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학생 중, 재무자문 부문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늘고 있습니다. 재무자문 부문에서 일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예전 신입사원 인터뷰를 하는데 입사희망자가 저에게 “김이동 전무님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웃으면서 저처럼 되면 와이프한테 쫓겨난다고 농담을 하였는데, 이후에 저도 생각을 다듬어 보았습니다. “재무자문 분야에서 성장하고 성공하려면 무슨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 것일까” 하고요.


제 소견으로는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더 탐구하고, 더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랑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무자문이란 단순한 재무적 지식을 전달하는 전달자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인간을 이해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소통하고 함께 고생하여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종합적인 삶의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매력과 인격적인 완성이 항상 요구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영대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톨스토이는 그의 글에서 “오늘 밤까지 살라. 동시에 영원히 살라.”라고 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인생은 끝이 정해진 허망한 것일 수 있지만, 하루하루 즐기며, 성장하며, 주위 사람들과 사랑하면서 산다면 큰 위안이 됩니다. 우리 경영대 후배님들도 미래에 대한 지나친 불안보다는, 현재 주어진 훌륭한 교육환경, 교수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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