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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인터뷰

전동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를 만나다

전동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를 만나다

 

 

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짧게 대답하면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입니다(웃음). 고등학생 때 학과 전공을 알기는 쉽지 않잖아요. 많은 학생들이 당시엔 법조인을 희망했는데 저는 그건 싫었어요. 기업경영을 배우면 나중에 돈 벌 기회가 많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학부시절 대표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공부보다는 다른 활동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동아리 활동, 특히 연극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연극을 하나 올리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해요. 공연을 준비하고, 실제로 공연하고, 공연 후의 뿌듯한 감정을 느끼며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끝까지 파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상 깊었던 수업이나 기억에 남는 교수님은 누구신가요?

이유재 교수님이요. 지금은 학장님이시죠. 당시 ‘광고론’이라는 수업이 재밌었습니다. 학기말 과제가 팀을 짜서 실제로 광고를 찍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경영학과 2명과 컴퓨터공학과 2명이서 한 팀이었어요. 저희가 광고해야 할 제품이 바로 아반떼였는데, 광고하려면 차가 있어야 하잖아요. 저희는 당시 차가 없어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광고를 찍었습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부분을 따서 광고를 만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컴공 친구들이 그래픽을 만들고, 저희는 작업장을 빌리는 등 리소스를 확보했어요. 경영이란 것이 결국 필요한 리소스를 잘 조합해서 최적의 조합물을 만드는 것이잖아요.

 

 

대표님의 커리어와 연결성이 짙었던 대학생활의 경험은 무엇일까요?

도전정신입니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라는 벤처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97년에 인터넷도 없고, 직원도 10명인 시절에 엔씨소프트에 들어갔습니다. 게임을 어떻게 팔아야 하지? 라는 미션에 대해 도전정신으로 임했습니다. 피시방 업주들한테 '리니지'라는 게임을 직접 팔았습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가고는 했습니다. 이런 도전정신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선배님의 학창시절, 그 당시 학생들의 분위기와 진로는 어땠나요?

그 당시에도 학생들이 고시를 많이 선택했어요. 안정적인 직장을 보장해주니까요. 일부는 대기업과 금융사를 많이 갔습니다. 컨설팅도 그때부터 인기가 많아졌구요. 반면 저처럼 벤처를 가는 사람은 정말 드물었습니다. 제가 유니크한 선택을 했었죠. 지금 후배들의 진로가 다양하다고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창업을 선택한 후배들을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창업은 경영학과 학생으로서 이 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엔씨소프트라는 벤처로 첫 직장을 입사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극회 활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연극회 활동에서 만난 선배가 당시 넥슨에 계셨어요. 그분을 통해 우연히 엔씨소프트에 놀러 갔다가 자연스레 입사를 하게 되었죠.

그 이후로 블리자드 코리아에 오시기까지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요?

대만, 태국 등 해외에서 게임회사 일을 하게 되면서 게임 업계에 더 큰 시야를 갖게 되었죠.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을 취미로 하고 있었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블리자드에 오게 된 계기는 하스스톤이라는 카드게임입니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당시에도 이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하다가 밤을 샐 정도였는데, 이 게임을 내 손으로 직접 운영하고 싶어 알아보니 운이 좋게 자리가 있어 제가 오게 되었습니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요?

저희 슬로건 중 하나가 ‘Bring the world together through epic entertainment’입니다. 한국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영역은 현지화 서비스에요. 국내 게이머들이 외국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한글화, 더빙, 커뮤니티 지원, 고객서비스 등 모든 것이 다 현지화되어있고 저희는 이것들을 관장합니다. 오버워치에 ‘디바’라는 한국인 영웅 캐릭터가 있죠. 오버워치에는 부산 맵이 있는데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직접 사진도 찍고 소리도 녹음하는 등 현지화된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150명의 직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저희 회사의 core value 중 하나가 game play first입니다. 자기가 맡은 바를 해낸다는 가정하에 게임을 하시고 싶은 만큼 하시면 됩니다.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이 왜 우리 게임을 좋아하고, 어떤 부분에 만족하고, 어떤 부분에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님의 경영 신조는 무엇인가요?

Learn & grow입니다. 배움이란 끝이 없어요. 특히 직장 생활에서 배운다는 것은 그냥 교과서를 읽고 답을 맞히는 것과는 다릅니다. 회사의 경우에는 미래를 예측해야 해요. ‘누가 이 게임을 좋아할 것인가?’,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 ‘어떤 결과가 나올까?’ 등 질문에 각자만의 데이터와 근거를 가지고 예측하고, 실제로 진행해보고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다 보면, 후에는 더 잘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직장생활에서 잃지 말아야 할 것 단 하나가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직장생활 초창기에는 배움을 축적하는 시간이기에 느립니다. 그러나 직장생활에 필요한 스킬과 인사이트를 축적하다 보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많이 들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답이 정해져 있어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것보단 계속 변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편이에요.

게임 업계로 취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이것을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힘듭니다. 게임에 대한 본인만의 인사이트를 만들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은 한국에선 성공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이것인 것 같다. 혹은 게임이 출시했을 때 특정 요인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것이 정답이 아닐 수는 있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학부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앞으로 다가올 큰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AI와 인간의 큰 차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해요. AI가 하는 일의 대부분(특히 사무직)은 여러분보다 잘할 것입니다. 블루 칼라직종은 대부분 로봇으로 대체될 것입니다. 경영학도로서 여러분은 AI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질문을 많이 하세요. 정해진 문제에 답을 찾는 능력은 AI가 훨씬 잘할 것입니다.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질문들을 하다 보면 AI에 대체되지 않는 나만의 역량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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