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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대표, 김재천 동문이 전하는 이야기

AK플라자 대표, 김재천 동문이 전하는 이야기

 

 

현재 AK플라자 대표이사를 맡고 계시는데, 오늘의 대표님이 되시기까지 어떤 길을 걸어오셨는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경영 컨설턴트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학부, 대학원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나 문화 변화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Change Management(변화관리)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전략 컨설팅 분야로 경력을 확장했습니다. 당시 저에게 컨설팅 업무가 매우 도전적이었는데 그만큼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도 많았습니다. 어떤 산업에서든 글로벌 100위 안의 회사 중 약 85%의 회사를 클라이언트로 두었던 회사였기 때문에 전 세계 기업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고, 많은 자료와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로컬 컨설팅 회사로 옮긴 후로는 인사, 조직 분야에 더욱 집중해서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인사, 조직 분야는 우리나라의 법이나 문화, 인간관계의 특수성이 중요했기 때문에 해외 사례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약 10년간의 컨설팅 경험을 마치고 저의 주요 클라이언트였던 애경그룹에 입사했고 약 9년간 지주사 인사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애경그룹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며 동기부여해서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이후 그룹 지주사를 떠나 약 3년간 제주항공에서 경영본부장으로서 현장 경영수업을 했고 작년 12월부터 AK PLAZA에서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AK플라자에서 대표님께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희 그룹 이름이 사랑할 愛, 존경할 敬인 만큼 더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꿈입니다. 고객들이 다른 백화점이 아닌 우리 백화점을 찾아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백화점은 초고가 럭셔리 상품만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수를 위한 공간이 아닌 더 많은 사람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도록 Daily Premium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저희의 전략 방향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대표님께서는 인사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 오셨는데, 대표님께서 인사 그리고 기업 경영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유통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고객들과 직접 만난다’라는 거 같아요. 그리고 고객들에게 행복을 파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인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마음으로 행복을 파는 것하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행복인 것처럼 파는 것 하고는 차이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저희의 변화의 시작은 사람의 변화라고 생각해요. 사람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 간의 관계 변화. 그걸 저는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그것들이 오랫동안 축적되었을 때 하나의 어떤 문화가 되는 거죠. 사람, 그 다음에 조직, 기업 문화.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변화를 통해서 어떤 혁신적인 그런 MD를 구성하기도 하고요,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요, 마케팅이나 디자인이나 인테리어를 만들기도 하고요, 서비스 퀄리티를 높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사실은 ‘제가 왜 백화점에 오게 되었을까’를 고민을 했었는데, 아마도 제가 이 쪽에 와서 해야 되는 그런 소명은 인사 전문가로서 사람의 변화, 조직의 변화, 기업 문화의 변화를 통해서 저희의 브랜드를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AK플라자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힘쓰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새롭게 만들고자 하시는 조직문화는 어떤 것인지,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제도들을 도입하셨는지 (또는 구상하고 계시는지)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핵심 단어는 ‘수평적 조직문화’인데요, 수평적 조직문화라는 것이 단순히 사무실 환경을 바꾸거나 아니면 호칭을 뭐 ‘님’이나 ‘매니저’로 바꾸거나, 아니면 어떤 캠페인을 하거나 이렇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평적 조직을 만드는 목적이 세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는 서로에 대한 존중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희 직원들 간에, 그 다음에 저희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는 협력사원이나 브랜드 직원들 사이에 서로서로 존중하는 게 첫 번째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직원들이 직급이나 연령이나 어떤 직무와 상관없이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수평적 조직문화의 가장 중요한 어떤 효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편안하게 얘기를 하고, 아이디어를 논의하면서 더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창의성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수평적 조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세 번째는 각 실무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상사의 명령이나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는 조직이 유통업과 같이 급변하는 어떤 환경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직원들 스스로가 판단을 해야 되고, 실행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가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되고, 그 기반에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는데요,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사람의 변화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여기 부임했을 때 리더십 팀을 꾸리게 됐습니다. 그 리더십 팀을 꾸리는 데 그 선발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할 수 있느냐’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각 점의 점장들, 사업 본부장들 이런 분들의 일부 변화가 있었는데, 그 변화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수평적 조직문화에 적합한 사람이냐’. 사람의 변화 없이 저희가 어떤 물리적인 변화나 말의 변화를 통해서 수평적 조직을 만들 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했고요, 지금은 그래서 그런 리더십 팀이 아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조직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고요, 사례로 한 가지 이제 저희가 마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도입하고 있는데, 마실은 뭐 흔히 얘기하는 ‘어디에 놀러 갔다 오는 것’을 마실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이제 거기에 의미를 ‘마켓 실습’까지 포함해서 여러 그런 시장들을 한 번 돌아보자. 그래서 우리 점포들뿐만 아니라 상대방 점포들, 우리 동종업계 점포들, 아니면 좀 핫한 그런 트렌드가 있는 공간들을 직접 우리 직원들이 찾아보는. 그래서 월 1회는 하루정도 나의 시간을 줍니다. 그래서 그냥 마실 갔다 와라. 이렇게 얘기를 하고요, 뭐 보고서나 이런 것들 없이 그냥 사진 몇 장 내는 것으로 하면서 직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고요. 그래서 요즘 저희 직원들 만나면 뭐 “지난달에 마실 어디 갔다 왔어요?” 아니면 “이번 달에 어디 마실 갈 거예요?”라고 하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그거 자체도 저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제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AK플라자 대표이사직을 맡으시기 전에는 제주항공에서 부사장직을 역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항공사와 백화점은 일부 공통점이 있지만, 많이 다른 분야로 느껴집니다. 이러한 차이점에 입각해 대표님께서는 각각 어떤 형태의 리더십을 활용하고 계신 지, 혹은 두 분야에서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리더십 형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항공업이나 유통업 모두 고객들과의 관계가 사업의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 고객들이 우리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합니다. 고객들이 기업을 선정할 때에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디자인 등의 다양한 고려요소가 있을 텐데 우리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경영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AK PLAZA 취임 첫날을 분당점 식품관에서 직원들과 만나며 시작했습니다. 백화점 오픈 전 식품관의 모습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수산물들을 직원들이 옮기고 진열하는 것이 마치 무대의 백 스테이지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무대를 준비하기 전에 스태프들이 마이크를 시험하고 조명을 맞추며 배우들이 리허설하는 모습과 유사했습니다. 막이 오르고 고객들이 입장하면 위대한 Show가 시작되는 거죠. 백화점은 고객들에게 판타지를 파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무대를 만들어주고 그 무대에서 배우들, 즉 저희 직원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도록 좋은 판타지를 연출하는 역할이 저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 최근 취임 100일 기념일을 맞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임직원들과 진솔한 소통을 나누셨는데, 라이브 방송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또 직접 라이브 방송을 해 보신 소감은 어떠셨는지 간단한 후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라이브방송이 코로나 시대로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지만, 코로나 시대에 가장 적절한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약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직원들이 호텔에 모여 준비하고 이동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을 텐데, 라이브 방송을 하게 되어 소수의 선택된 직원들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많은 직원을 만났고 채팅을 통해 재미있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계열사에서 항공권, 호텔과 카라반 숙박권, 생활용품 세트 등을 후원받고 취임 100일을 기념하는 100만 원 백화점 상품권 등의 경품을 추첨을 통해 나눠주는 즐거운 요소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것은 우리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이를 극복할 경영 방향을 제시하며 직원들의 합심을 호소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직원이 채팅방이나 질문방에서 참여하는 바람에 라이브 방송에서 못다 한 30여 개의 질문은 직접 답을 적어서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제가 제안한 일부 다소 민감한 이야기는 이후 블라인드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체가 없는 비전을 이야기해주는 것보다는 냉정한 우리 현실을 이야기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호소하는 것이 더 솔직하고 건강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진솔하게 얘기하고 또 듣는 과정에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들을 종종 마련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뭐 여러분들의 인생 선배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그냥 단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만약에 여러분들의 나이의 저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남의 기준에 따라서 너무 쫄지 말고 좀 더 솔직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 색깔을 좇지 말고 제 색깔로 살더라도 괜찮다고 얘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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