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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열일곱 번째 이야기, 『스타벅스의 미래』

열일곱 번째 이야기, 『스타벅스의 미래』

스타벅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살펴보기 전에 한국의 커피 역사를 먼저 알아보자. 커피의 역사는 고종과 함께 시작된다. 가배라고 불리던 커피, 하지만 일반인들이 커피를 접한 것은 흔히 ‘C레이션’이라 불리는 미군 전투 식량이 처음이었다. C레이션은 두 개의 통조림 깡통과 한 개의 액세서리 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통조림 하나에는 조리 육류 혹은 육류와 야채가 뒤섞인 주식이 들어 있었고 다른 통조림에는 건빵과 인스턴트커피가 들어 있었다.

1990년 이대 스타벅스 1호점의 등장은 인스턴트 커피의 시대를 내리고 진정 커피 문화를 즐기는 변곡점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의 스타벅스의 매장은 무서울 정도로 혁신을 거듭했다. 바로 코로나19 이후 스타벅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과연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어떻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루어냈을까? 그 사례를 [스타벅스의 미래] 맹명관 지음, 새빛, 2021.에서 살펴보자.

 

(가)  커피 비즈니스에서 데이터 비즈니스로 넘어간 스타벅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첫째, 스타벅스는 자신을 커피사업에서 데이터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현재 약 3만 개의 매장에서 1억 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두고 ‘스타벅스는 단순 커피숍이 아니라 데이터 기술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4개 업무 분야에서 스타벅스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① 신규 매장 출점 : 스터벅스는 출점부터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한 뒤 신규 매장을 오픈하여 도입기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오픈 검토 지역의 인구와 소득 수준, 교통량, 경쟁 업체들의 데이터를 빼곡하게 수집한다. 그리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분석을 통해 경제적 성과 측면도 예측한다. 이 측면에는 기존 스타벅스 매장이 받게 될 영향까지 포함된다.

② 커피 머신 : 매장에 있는 커피 머신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리된다. 순간적인 오류로 고장이 나면 매출에 영향을 주므로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커피 머신의 고장 가능성과 유지·보수의 필요성을 사전에 예측한다.

- 스타벅스가 한 단계 앞서 나아간 것은 새로운 커피 머신이었다. ‘클로버X’라고 하는 이 머신은 클라우드와 연결되어 운영 데이터 수집뿐 아니라 원격 장애 진단이나 수리도 가능하다. 현재 플래그십, 또는 콘셉트 스토어에서 사용하고 있다.

③ 고객 선호 및 추천 : 스타벅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회원제 시스템인 ‘로열티 프로그램’의 회원 수는 1,600명에 달한다. 여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스타벅스는 각각의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개별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신제품이나 디저트를 추가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멤버십 프로그램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를 운영 중이다.)

④ 신상품 출시 : 스타벅스는 지속적으로 고객의 구매 패턴뿐 아니라 매장에서 나타난 요구 사항들을 분석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찾아낸다. 2016년 스타벅스는 마트 전용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가정용 커피 시장에 진출한 것도 데이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 라흐먼 설립자는 ‘스타벅스는 매장 내 소비 데이터의 제안을 기반으로 가정용 무설탕 음료를 출시했고 우유가 들어가거나 들어가지 않은 제품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스타벅스는 단편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아니라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

 

(나)  혁신 및 R&D를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추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둘째, 스타벅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혼자의 힘만으로 하지 않고 파트너를 잘 활용했다. 즉, 스타벅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도움으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블록체인에 이르는 고급 기술을 구현하여 매장에서 더욱 개인적이고 원활한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80여 개국에 있는 3만여 개 매장의 커피 머신을 사물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성향을 파악해 메뉴를 추천해 주고 있다.

- 아울러 38만여 커피 농장에서 생산되는 원두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관리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인 애저(Azure :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공하고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애저 IoT, 애저 AI, 애저 블록체인, 애저 스피어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이렇게 구현된 서비스의 역할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애저 IoT를 기반으로 전 세계 매장의 커피 머신에 IoT를 적용하여 수온이나 압력 등을 항상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매장의 로스팅 머신은 애저 스피어로 연결해 IoT센트럴로 관리하여 스타벅스 고객이 항상 똑같은 커피 맛을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

② 애저와 애저 AI를 활용해서 지능형 메뉴 추천 시스템인 ‘딥블루’를 개발하여 사용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해 메뉴를 추천해 주고 날씨와 매장별, 시간대별 인기 메뉴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해 주고 있다.

③ 애저 블록체인을 이용하여 원두 산지에서부터 이동 경로, 최종 포장까지 그 변천 과정을 추적해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하며 고객이 음용하는 커피가 어느 농장에서 나오고, 언제 포장되었는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벅스 매장 입지 분석에도 IT를 활용하고 있는데 인구 통계 정보, 일일 교통량, 상업 지구와의 거리, 대중교통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매장의 입지를 선정하는 매장 개발 앱 ‘아틀라스’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다)  고객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셋째, 스타벅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출발은 오로지 ‘고객’이었다. 말하자면 고객이 스타벅스를 체험하는 과정 하나하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모든 ‘오프라인 경험’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고객 중심의 어떤 마케팅 전략을 실행했는가? 2017년 스타벅스 창업주 하워드 슐츠는 주주 컨퍼런스 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환경(디지털 세대) 속에서 리테일 회사가 이기려면 
그 회사의 매장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지여야 합니다.”

 

스타벅스가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서비스하는 데 있어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아래와 같다.

기프트 카드(2004)/ 마이 스타벅스 아이디어(2008)/ 모바일 멤버십 앱 리워드 프로그램(2009)/ 선불 충전식 스타벅스 카드(2011)/ e-프리퀀시 서비스(2013)/ 사이렌 오더(2014)/ 모바일 오더&페이(2015)/ 드라이브 스루(2018)/ 마이 DT 패스(2018)

 

스타벅스는 모바일 앱이나 고객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라이휠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데, 플라이 휠(Fly Wheel)이란 떠있는 바퀴라고 하며, 외부의 힘이나 동력이 아닌 관성에 의해서 스스로 돌아가는 바퀴를 말한다.

① 주문(Ordering): 주문 시스템 핵심은 모바일 앱이며 이를 통해 고객 편의와 빅데이터를 확보한다.

② 결제(Payment): 핵심은 ‘스타벅스 페이’이며 만일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하면 유료 옵션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카드 충전을 통해 결제 수수료와 금융 이자 수익도 절약하게 되어 고객 고착화가 이루어진다.

③ 보상(Reward): 핵심은 별 적립처럼 ‘지속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에 있다.

④ 개인화(Personalization): 개인화라기보다는 ‘추천’에 가깝다. 말하자면 넷플릭스(Netflix)의 스포티파이(Spotify: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추천 알고리즘과 같은 개념이다. 스타벅스는 매주 생성되는 9,000만 건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개인화된 음료, 음식, 제품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한다.

 

(라)  스타벅스는 금융회사로 변신하는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넷째, 스타벅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금융산업으로도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매년 금융계 CEO들은 신년사에서 스타벅스를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이야기하곤 한다. 심지어 어느 CEO는 스타벅스를 ‘규제받지 않는 은행’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스타벅스의 지난 10년 동안 마케팅 활동을 들여다보면 이런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 스타벅스는 2001년 선불식 충전 카드인 ‘스타벅스 카드’를 출시했다. 이는 말 그대로 일정 금액을 카드에 충전하고 필요할 때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스타벅스 영업점에서 카드 사용량이 늘어난다면 영업 활동 없이 거대한 현금이 눈덩이처럼 쌓이게 된다.

- 지난해 스타벅스의 충전 금액과 이연 수익(deferred revenue, 기프트 카드처럼 요금을 먼저 받고 나중에 수익으로 인식한다는 재무 용어) 등으로 얻게 된 현금 보유량은 12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 이는 미국의 웬만한 지방 은행의 보유량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스타벅스 은행’도 가능하겠다는 금융계 평가가 무시하지 못할 사안이 되었다. 예견한 대로 스타벅스의 예치와 간편 결제 등을 금융 회사의 기능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것을 더 확장시켜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하나의 앱으로 현지 통화 결제가 가능하게 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

- 여기에 애플 페이나, 구글, 삼성 페이보다 더 많은 앱 결제 사용자 수(2,340만 명)를 보유한 것도 스타벅스를 커피 회사에서 핀테크 기업으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994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트 회장이 말했던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아니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라는 예단은 이점에 있어서 매우 시사적이다.

미 브랜드 컨설팅사인 모멘텀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이슨 스나이더는 ‘사실상 스타벅스는 규제받지 않는 은행’이라고 하였다. 일단 스타벅스는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스타벅스 앱에 고객을 묶어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전체 주문 건수의 16%가 스타벅스 앱 내 선불카드를 사용한 선(先)주문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로 이루어진다. 왜 이들은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보다는 선불카드를 사용할까?

스타벅스는 선불카드에 충전할 때마다 1+1 쿠폰(음료 하나를 사면 하나 더 제공하는 제도), 생일 쿠폰, 할인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그리고 선불카드로 결제를 하면 신용카드 결제 시 부가되는 수수료가 면제된다. 이렇게 해서 모인 선물 충전금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자체 투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스타벅스의 예상되는 금융계로의 전환은 모두 이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커피전문점이라고 생각되던 스타벅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놀랍지 않은가? 스타벅스가 디지털의 편리함을 활용하면서 기업의 정체성과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을 알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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