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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브루잉 대표, 김태경 동문과의 특별한 만남

 

P&G,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수제맥주 창업에 뛰어드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카투사를 마치고 외국계 회사를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P&G를 4년 정도 다녔고, 컨설턴트 커리어로써 MBA를 가고 베인앤드컴퍼니에 들어갔죠. 베인에서 일했던 4년 중에 절반 정도가 맥주 관련된 M&A 프로젝트였는데 그게 저한테 영향을 많이 줬죠. 

술을 아주 잘 마시지 못해서 맥주를 좋아했어요.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지만, 당시 제가 집에서 혼자 자기 전에 맥주 한 잔을 먹는다고 하면 주변에서 알코올중독이라 걱정했어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독한 소주를 고깃집에서 몇 병씩 먹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티비 보면서 한 잔씩 먹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이제 미국 유학 당시 크래프트 맥주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죠. 지역의 특성과 결합하여 있는 브루어리 투어를 많이 다니며 양조장도 많이 구경했죠. 2012년도에 졸업을 하고 한국에 오니 한국에서도 이태원 경리단길 중심으로 펍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맥주를 집에서 만드는 홈브루어들과 친해지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에 컨설턴트로서 맥주회사 프로젝트까지 하게 되어 맥주 회사 운영에 대한 이해도와 수제 맥주가 앞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2015년 정도에 사업을 계획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10년대 초중반에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어요. 수입 맥주가 그전까지는 값비쌌지만 2011년에 처음으로 ‘4캔 1만 원’이 생겼거든요. 또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사람들이 외국으로 배낭여행을 많이 다녀와서 한국 맥주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입 맥주가 당시 1년에 30~40%씩 성장을 했어요. 당시 오비랑 하이트 두 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국내 맥주 시장에 수입 맥주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니까 규제를 풀어주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저도 수제 맥주에 대한 지식이 있으니까 이거를 기회로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죠.

당시 한국수제맥주협회 ‘종량세 도입 TF 팀장’으로 국내 수제맥주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소비재에는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부과하죠. 근데 당시 맥주에는 원가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를 적용하고 있었어요. 원가를 비싸게 쓰면 세금을 더 내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는 술을 사치품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관점을 나타내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저렴한 술밖에 발전할 수 없는 문화였어요. 소주도 전 세계에 있는 어떤 증류주보다 저렴하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저렴하고 질이 안 좋은 술을 많이 먹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세제를 바꾸면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라가니까 누구도 말을 못 하는 거예요. 제가 당시 협회 팀장으로 정부를 푸쉬한 것도 있지만 수입 맥주가 생각보다 너무 커진 것도 주세법 개정에 한몫을 했죠. 수입 맥주 회사들은 우리나라 기업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맥주를 많이 만들수록 단위원가가 싸지죠. 그러니까 종가세를 적용하면 큰 회사가 더 유리하게 되어있는 것이에요. 사치품이란 본래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소규모로 만들어야 사치품인데 대량생산을 글로벌 기업에는 유리하고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들에 훨씬 불리한 세금 제도가 만들어져 있으니까 종량세로 바꾸게 된 거죠.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가진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2016년에 법이 바뀌면서 회사를 소규모로 만들 수 있게 됐어요. 기존에 존재했던 수제 맥주 회사는 큰 공장을 갖고 있어서 제조 역량은 훨씬 뛰어나지만, 레시피 개발 역량은 우리가 훨씬 좋았죠. 우리는 매장 옆에 조그마한 양조장을 세우고 빨리 만들어서 테스트하고 피드백도 바로 이루어지는 린 시스템을 구축했죠. AB 테스트도 해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레시피와 가격대와 네이밍들을 빠르게 찾아서 데이터를 축적해놓는 거죠. 일반적으로 밸류 체인이 공장부터 짓고 맥주를 생산하여 마케팅 및 영업을 하게 되는데 저희는 거꾸로 판매부터 시작해서 VC 펀딩을 통해 공장을 짓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죠.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희의 초기 전략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매장이 많을 때는 8개까지도 있었는데, 2010년대 후반에 최저임금과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타격을 입었죠. 그때가 구조조정도 한두 번 했었고, 몇억씩 들여서 힘들게 만든 점포를 닫는 게 상당히 고통스러웠고 좌절을 느꼈죠. 그래서 성수점 하나 남기고 매장을 다 접고 공장을 세워 외식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였죠. 지금은 브랜드 컴퍼니로 다시 한번 전환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아무래도 첫 번째 투자를 받았을 때이죠. 제가 아무리 컨설턴트고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도 누군가 그거에 돈을 준다는 또 다른 이야기잖아요. 한 번도 펀딩을 안 받은 상태에서는 그냥 자기주장이지만 누군가 돈을 주면 나의 가설과 가능성을 누군가 인정해 주었다는 것이니까요.

 

 

앞으로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이 어떻게 될 거라고 예상하시나요?

아마 수입 맥주 비중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수제 맥주가 빠르게 채워질 거예요. 예전처럼 많은 사람이 한 종류의 술을 다 같이 먹는 문화는 많이 없어지고 더 지역화되고 더 맛있는 맥주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3~4년 정도 안에 이제 IPO를 목표로 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를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양성이에요. 사람들은 다양한 니즈와 욕구가 있는데 한 종류의 술을 마신다는 것은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MZ세대는 하나의 단어나 하나의 스탠더드로 규정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10명 모였으니까 소주 10잔 먹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행태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술을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야말로 어메이징 한 모먼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체코 사람보다 맥주를 더 많이 먹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맥주 브랜드가 하나도 없잖아요. K-드라마, K-POP을 넘어 K-알코올을 선도하는 리딩 컴퍼니가 되는 것이 원하는 비전이에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부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도 맥주 관련해서 창업하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그전까지 얼마나 노력했냐고 물어보면 두세 달 밖에 관심을 안 가지신 분들이 많아요. 저는 맥주 관련된 자격증도 따고, 맥주 회사 컨설팅도 하고 홈 브루잉도 몇 년씩 하고 펍도 두 개 말아먹고 맥주 브루어리 투어도 200개 정도 다닌 다음에도 창업할까 말까 망설여졌거든요. 요즘은 덕후의 시대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창업 분야에 적어도 ‘덕후’가 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덕후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작은 프로젝트로 사업이 됐든 테스트가 됐든 해보는 방법도 있고. 우리나라는 자격증 사회라서 한두 개는 있으니 찾아봐서 따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성공을 뭐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스타트업은 성공 확률이 10%밖에 안된다고 하잖아요. 실패했을 때 백업 플랜이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실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대안이 없다면 특히 가족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무책임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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