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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동문칼럼

Rethinking Bitcoin

Rethinking Bitcoin

2009년 1월 3일, 첫번째 비트코인 블록(Genensis block)이 세상에 출시되었다. Satoshi Nakamoto가 2008년 10월 백서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를 통해 비트코인의 출시를 발표하고 난 지 두 달만이다. 그 첫번째 비트코인 블록에는 흥미롭게도 다음과 같이 메시지가 담겨 있다.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
(은행들을 구하기 위한 두번째 구제 금융을 눈앞에 둔 재무장관, 더 타임즈)

이 시기는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와 2008년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을 통해 발발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세계경제를 초유의 금융시장 위기로 몰아넣은 시점이다.
이 것이 시사하는 바는 비트코인을 최초의 가상화폐라는 기상천외한 대박 아이디어 상품으로만 볼 것이 아니고, 21세기초 우리가 맞이한 글로벌 경제환경을 비판적으로 조명해보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

 

 

1971년 8월 15일 미국 닉슨 대통령은 미연준이 보증해 오던 달러와 금의 태환을 정지시킴으로서 금본위제를 폐지한다. 이로서 국제통화시스템은 기존의 금본위 통화/환율체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전환되었고, 이후 전세계는 현재와 같은 변동환율체계로 재편되었으며, 70, 80년 미국 경제의 고속성장과 경기호황은 이와 같은 전대미문의 통화정책 전환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된 미시경제학과 금융공학에 기반한 월스트릿트 중심의 금융자본주의는 새로운 결합 금융상품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으며, 급기야 서브프라임과 같은 극한의 모럴해저드를 야기하게 되었다.

Satoshi 가 그의 백서에서 주장한 “새로운 전자화페 시스템”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불환형태로 발행하는 중앙화된(Centralized) 전통적(Legacy) 화폐시스템의 문제점과 취약성을 지적한 것이며, 아울러 차세대 인터넷(Web3.0)기반의 전자상거래에 적합한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 하겠다.

비트코인의 기능:
전자화폐의 필요성과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1988년 David Chaum박사에 제안한 “e-Cash”라는 기술이 있었다. 이것은 전자화폐가 가져야 할 기능으로서 (1) 익명성(Anonymity), (2) 양도성(Transferability), (3) 중복사용방지(Prevent double-spending)을 제시하였다. 20년후 2008년 Satoshi가 창안한 비트코인은 여기에 (4) 탈중앙화 (Decentralized) 기능을 화룡정점하여 완성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것은 바로 블록체인 기술과 채굴(Mining)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특히 여기서 말하는 “탈중앙화”는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기타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재화 (NFT 등) 및 서비스가 핵심가치로 여기는 매우 중요한 핵심 개념이며, 결국 2008년 금융위기에서 대두된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회의,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불환 화폐의 취약성, 더 나아가 기존 중앙화된 국가체계, 경제시스템, 사회조직구조를 탈피하여 새로운 조직체계 즉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혁신해 나갈 것을 주장하는 하나의 선언(Manifesto)이 되었다. 앞으로 이 것이 불러올 파급효과는 매우 흥미로우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굵직한 트렌드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화폐의 3대 기능이라고 하면 (1)가치 척도의 기준, (2)가치 교환의 수단, (3)가치 저장의 수단이다. 비트코인은 이 3가지 기능을 만족하면서 전술한 4가지 기능을 보완하여 새로운 디지털 화폐로 창안한 것이다. 물론 현재의 비트코인(BTC)은 가치 교환의 수단으로서는 거의 블능수준으로 느리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하고, 완전히 새롭게 요구되는 기능을 추가하여, 현재 최고 수준의 디지털 화폐로서 작동하고 있는 이더리움(ETH)에 와서는 새로운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틀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화폐의 필요성:
인류가 수천년동안 물리적 화폐를 기반으로 상거래를 영위한 이래, 상거래의 3요소인 (1) 정보 교환, (2) 가치 지불, (3) 재화 전달은 끊임없이 변화 발전하여 왔다. 특히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가 1990년대 중반 개발되고 나서, 상거래는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였으며, 이제 그 전자상거래가 웹3.0 시대에 또 한번 크게 탈바꿈하고 있는 시점에 와있다고 하겠다. 웹3.0하의 상거래 주체는 (1) 기존 사람간의 거래라는 개념틀에서 벗어나서, (2) 기계와 기계간은 물론 (3) 메타버스상의 아바타와 아바타가 상호 상거래하는 것도 완벽하게 지원하는 방법으로 발전해야만 한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전자 상거래는 기존의 물리적 화폐 시스템 및 이에 기반한 디지털 서비스(예, 신용카드)로는 완벽하게 설계구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결국 디지털 화폐의 출현은 새로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며, 그러하기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도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발행을 물밑에서 실험 및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중국이 기존 화폐시스템으로는 달러중심의 세계 기축통화 체계를 바꾸기 어렵다고 보고, DCEP 프로젝트라는 중국인민은행발 디지털화폐 발행 계획을 진행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 기술을 흔히 분산처리 기술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큰 오해이다. 블록체인은 분산처리를 넘어선 탈중앙화된(Decentralized), P2P(Peer-to-Peer), 신뢰(Trust) 시스템이다. 아직은 속도가 느리다는 등 몇가지 단점이 있으나, 그 신뢰성과 완벽성은 이론적으로, 실험적으로 증명된 시스템으로, 기존의 중앙화된 제3자 신뢰(TTP; Trusted Third Party) 시스템보다 우월하다. 특히 보안과 신뢰 측면에서.

여기에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라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능이 결합되면서, 기존에 중앙화된 시스템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는 중앙화된 제3자 신뢰시스템에 매우 익숙하여 이를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로 이행하기 어려운 현실적 장벽이 크며, 기존 중앙화된 시스템들이 (국가, 중앙은행, 금융기관 등)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자신들의 중앙화 시스템에 탈중앙화 서비스를 결합하여, 혼합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실험을 진행중인 시점이라고 하겠다.

디지털 화폐의 현재와 미래:
2022년 가상화폐, 블록체인의 광풍속에 U$70,000선을 오르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현재 하향 안정화되어 U$28,000이고, 2022년 정점 U$5,000선이던 이더리움(ETH)이 현재 U$2,000선이다. 특히 작년말부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ChatGPT 열풍등으로 요즘에는 블록체인, 디지털화폐, NFT 등이 완전히 벤처 및 주식시장에서 구축된 듯한 실정이다.

혁신적 IT기술의 지속적인 출현이 2024년 이후의 벤처 생태계와 주식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줄 지는 흥미로운 주제이나, 수많은 IT기술과 창의적인 서비스가 시류에 따라 명멸해 왔던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본다면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술도 지금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탄생배경과 필요성 등을 지금 다시 음미해 보면, 예전에 Elon Musk가 그의 성공 비결을 묻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공은 과감한 결단이나, 미래를 내다보는 예견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물리적으로 타당한 법칙에 준거한 일은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답변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논리적으로 옳고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는 그에 합당한 시점과 형식으로 결국 실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별히 2024년을 고려해 보면, (1) 비트코인이 SEC의 승인을 득하여 “EFT”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2) 내년이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코인 보상액의 반감기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총량의 희소성은 증가할 것이며, (3) 궁극적으로 각국의 중앙은행이 CBDC 도입을 추진하고, 더욱이 미중간에는 상호경쟁적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물론 이것은 비트코인에게는 부정적이 될 수도 있음),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등 주축 디지털 화폐의 미래는 어둡지 않으며,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NFT, DiD 등의 새로운 IT 서비스는 점차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맺는말
필자는 비트코인에 일도 투자해 본 적이 없으며, 이 글이 지나간 가상화폐/NFT의 터무니없었던 버블을 다시 부활시켜 보려는 의도로 쓴 것도 결코 아니다. 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다방면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동문들에게 사업의 기회와 도전, 벤처 창업과 성공신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반추해 보는 계기로서 비트코인을 하나의 예로 든 것이다.

졸업후 40여년간 IT 산업에 종사해 온 필자로서 그동안 IT 산업에 속해 있던 수많은 기업들의 흥망성쇠와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의사결정의 희비를 반추해 보면, 외부 세상의 시류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내면과 본인이 보유한 핵심 가치와 기술에 집중하여, 그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이 기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다시 Elon Musk 이야기다. 2023년 올해 21년만에 Space-X가 흑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무수하게 많은 주위 사람들이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사업은 미친 짓이고, 황당한 투자이며, 그가 우주산업에 재산을 탕진하여 망할 것이라 하였으나, 그는 태연히 그동안을 버텨왔다. 그리고 그 결실을 이제 보고 있는 것이다. Tesla 전기차에 비하면 누가 봐도 무모한 미래 투자로 보였을 것이다. 물론 기존의 재활용 로켓우주선 부문은 아직도 적자이고,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인공위성기반 통신서비스가 흑자의 주체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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