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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 경제학을 더하다, 주우진 교수의 학문적 여정

마케팅에 경제학을 더하다, 주우진 교수의 학문적 여정

학생홍보대사 6기 정혜원 (학사 22)

 

[학자(교수)의 길: 동기와 보람]

 

Q. 많은 경영대 학생들이 졸업 후 금융, 컨설팅,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합니다. 교수님께서 '학계(교수)'의 길을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는 무엇이며, 교수라는 직업의 가장 큰 보람과 어려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수의 가장 큰 장점은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 본인이 연구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종사자나 컨설턴트는 조직의 프로젝트가 우선이므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만 연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교수는 본인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비교적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결과물을 내고 학계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책임이 따르지만, 사회과학 분야에는 무궁무진한 연구 주제들이 있습니다.

둘째,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쳐야 하므로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경영학 분야는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2년에 한 번은 강의 노트를 갱신해야 합니다. 이것이 일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계속 공부하게 만드는 훌륭한 동기 요인이 됩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연구에 대한 압박입니다. 미국에 ‘Publish or Perish (출판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사회과학은 정답이 정해진 학문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학계에 개진하고 어필해야 논문 게재가 가능한 학문입니다.

많은 경우 논문이 거절(Reject)당하거나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받는데, 이때 인내를 가지고 여러 저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한 논문을 세 번이나 거절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공동 연구자가 톱 저널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보자고 격려하여 보낸 논문이, 나중에는 제 논문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이 되기도 했습니다. 학자의 길을 가려면 인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학창 시절과 학생들을 위한 조언]

 

Q. 교수님의 서울대 경영대학 학부 시절은 어떠셨나요? 당시 교수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셨는지, 그리고 지금의 학생들과 비슷한 고민(예: 진로, 학점)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세대는 정치적 혼란과 캠퍼스 민주화 운동으로 휴강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기초를 잘 다지지 못한 채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또 제가 졸업할 시절은 한국 경제가 10~15%씩 고속 성장하던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성장률이지요.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많은 경우 대기업에서 캠퍼스로 선배들을 보내 저희를 리쿠르트했습니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차이 때문에 취업이 쉬웠고, 그래서인지 저희 세대는 학점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별로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시절에 비하면 현재 학생들이 학점, 스펙 쌓기, 취업 준비로 정말 수고가 많은 것 같습니다.

 

Q. 1993년부터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쳐 오셨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졸업 후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공통적인 태도나 역량이 있었나요?

졸업 후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창업에 성공하기도 하고, 고위 공무원직에 오르기도 하고, 유명 대학 교수가 된 제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각 분야마다 요구되는 자질은 다르다고 봅니다.

• 기업이나 창업에 성공한 학생들은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 능력’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성향의 문제이고, MBTI의 'N'(직관형)과도 연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남들의 시선을 덜 의식하는 사람이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 관료로 성공한 사람들은 ‘성실함’과 ‘자기관리’가 뛰어났습니다. 공직을 위해 자신의 편안함과 자유로운 삶을 일정 부분 통제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 학자로서 성공한 제자들은 한 분야에 집중하고 논문의 긴 회임 기간을 인내하는 사람들입니다. 

명석한 두뇌도 필요하지만, 저는 우리 대학 학생들 모두 공부할 수 있는 충분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의 연구 이력을 보면 [Marketing Science]와 같은 저널에 게재하신 논문 등, 마케팅 분야에서도 특히 경제학 모델이나 게임 이론을 활용한 연구를 선도해 오셨습니다. 많은 학생이 '마케팅' 하면 창의적인 광고나 최신 데이터 분석을 떠올리기 쉬운데, 교수님께서 추구하시는 '이론 경제학적 접근'이 왜 중요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네, 좋은 지적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흔히 생각하는 실용적인 마케팅보다는 '경쟁과 시장 구조'를 이론 경제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했습니다. 물론 그 이론을 적용한 분야는 유통 채널이나 가격 관리 같은 마케팅 영역이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의 경제학적 연구는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 수립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산업 내 기업들(플레이어) 사이에 발생하는 여러 행위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지 않고, 사회 전체의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도록 관련 정책(예: 공정거래법)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로 경제학의 '게임 이론'을 응용하여 이러한 문제들을 연구해왔습니다.

 

[미래 비전: 기술과 경영]

 

Q. 최근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으로 부임하셨습니다. 미래의 리더가 될 경영대학 학생들에게 '기술을 이해하는 것'이 왜, 그리고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엔지니어와 경영자가 협업할 때 발생하는 장벽은 무엇이며 경영대 학생들은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제가 DGIST에서 기술과 경영을 통합하는 기술경영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이제 전통적인 경영학 교과만으로는 기업의 AX(AI Transformation) 전환을 이끌어내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DGIST에서는 경영학도들에게 AI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확률론, 최적화 이론, 이산수학 등 수리 과목을 많이 강의합니다. 이러한 기초 위에 AI 및 첨단 공학에 대한 과목을 가르치고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경영학도들도 수리과학이나 공학을 부전공하면서 AI 경영 시대를 더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맺음 질문]

 

Q.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교수님의 제자이자 후배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학생들에게 "이것만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하는 핵심적인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문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간의 학습은 결국 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이 아주 어려운 과목을 수강한다고 해도 한 번에 잘 안 되면, 재수, 삼수해서라도 그 과목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마십시오.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한 계속하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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