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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수호와 조직문화 변화관리
헌법수호와 조직문화 변화관리
글. 박원우 교수
1980년대 초 불길처럼 타오른 기업문화의 유행이 경영학 전반에서 상당한 위상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불과 10~15년 뒤엔 '한 때 유행하고 사라지는 개념(one-time fad)'처럼 취급되었다가, 21세기 들어 기업문화 개념이 부활하여 요즘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기업문화가 중요한 객관적 이유는 다음과 같이 7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위의 7가지 글로벌 객관적 이유 외에도 한국사회에서 기업문화 변화관리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기업 조직문화의 주요 현상과 이슈
한국의 조직문화가 지닌 특성과 이슈는 어떠한가? 다음은 다양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공동으로 조사·발표한 보고서(2016)의 부분이다.
시장 및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기업문화 변화관리
환경과 고객의 니즈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에 기업의 성장이 지속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파괴적 혁신이다. 파괴적 혁신이 있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체험에서 체득된 자기방식으로부터의 탈피 즉, 조직관성 타파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직관성의 타파를 실현하려고 추구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 변화이기에, 조직문화의 변화관리 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논하기 어렵다.
위의 내용은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 수준의 말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에서 현 시점에서 기업문화의 변화가 절실한 이유가 또 있다. 바로 시장과 자유민주주의, 우리의 헌법정신을 수호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한국은 한편으로 경제 성장을 눈부시게 이룩한 국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민주화 또한 눈부시게 한 국가이다. 이들 양 측면에서 글로벌 benchmarking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정치민주화와 경제성장이 동시에 잘 이루어진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그것이 국가의 헌법정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고개를 못 드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존재한다.
사회 구성의 주류로 등장하는 대한민국의 밀레니얼(Y) 나아가 Z세대들도 잘 안다. 자유민주주의가 당연히 좋고, 그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기업이 사회의 버팀목이기에 기업이 발전해야만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가슴으로는 대부분 반기업정서를 지니고 있다. 이 반기업 정서가 존재하는 한 시장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계속 위축될 것이다.
혹자는 반기업정서가 재벌의 갑질과 2,3세의 일탈에 많이 기인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앞서 McKinsey 분석 보고서의 내용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느낀 것은 무엇인가? 한국기업의 조직문화 특성으로 설명된 것들--비효율적 회의 및 과도한 보고, 잦은 야근과 후진적 여성근로문화--대부분이 한국의 기성세대가 보기엔 상당히 익숙한 내용들이다. 나아가 이러한 속성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 것--상사의 권위적 리더십에 근거한 주먹구구식 업무프로세스--은 바로 기성세대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지적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일부 나태한 젊은 세대의 의견이 아니다. 바로 우리 한국기업의 민낯이고, 소위 Y&Z 세대가 너무나도 싫어하는 속성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지닌 반기업정서는 소수 소유경영자의 일탈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세상,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는 당연히 직장 내 삶에서도 민주화를 원한다. 종업원이란 이유로 억압받고 자신들의 가치에 반하는 조직생활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 기업들 스스로도 종업원들에게 수동적, 소극적, 방어적으로 살지 말고 능동적, 적극적, 공격적으로 일에 임하는 내부기업가(intrapreneur)의 삶을 살라고 교육시키곤 한다.
기업조직 내에서는 직장민주화가, 기업조직들 간에는 경제민주화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직장 및 경제민주화가 내포된 조직문화 변화가 실현되면 재벌의 갑질과 2,3세의 일탈행위도 많이 줄어들 것이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 반기업정서 또한 줄어들 것이다. 그렇기에 직장 및 경제민주화가 실현되지 않고서는 반기업정서도 줄지 않을 것이고, 그럼 시장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도 쉽지 않을 것이다. 조직문화 변화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 그에 따른 우리 경제의 중단 없는 전진을 위해 꼭 필요하며, 나아가 반기업정서 극복을 통한 시장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과거 1980년대 중·후반 넥타이부대로서 사무실을 뛰쳐나와 정치민주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던 경험과 용기를 이제 직장/경제민주화의 실현을 위해 투입하면 어떨까? 그 당시 넥타이부대의 주축이었던 baby boomer들은 이제 거의 은퇴했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baby boomer들과 그 뒤를 이은 막강한 X세대들이 후배를 위하여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용기를 불사르면 어떨까? 남보고 변화하라고 외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자신만 바뀌면 되는 것이며, 사무실을 떠날 필요도 없이 사무실 내에서 하는 직장/경제민주화, 이제 시작해보면 어떨까? 그것이 우리 자신의 일터, 나아가 사회를 발전시키고 국가의 헌법을 지키는 길인데. 각 시대별로 고객감동의 원천과 방법이 달라지듯이 각 시대별로 사회발전에 필요한 투사의 길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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