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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교수칼럼

성과급 논란을 바라보며

성과급 논란을 바라보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신재용

 

SK 하이닉스가 2020년 성과급 지급과 관련하여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최근 발표된 연봉 20% 수준의 성과급 지급에 대하여 직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고 한 4년 차 직원이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개적으로 성과급 지급규모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하면서 급기야 사태는 최태원 회장의 하이닉스 연봉 반납 선언과 이석희 사장의 해명문 발표, 노조와의 합의를 통하여 영업이익 10%를 기반으로 한 성과급 산정방식으로의 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논란의 핵심은 20년 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약 5조 원으로 19년 영업이익 2.7조 원에 비하여 대폭 증가했음에도 성과급 규모는 연봉의 20% 수준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고 업종이 유사한 삼성전자의 DS 부문 성과급이 연봉의 47%로 최근 발표되어 직원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성과급 산정을 계열사별 경제적 부가가치 (EVA: Economic Value Added)에 근거하여 산정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별로 산출된 경제적 부가가치의 20-25%를 성과급 재원(Incentive Bonus)으로 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무선사업부, 네트워크 사업부, 메모리 사업부 등 사업부별 EVA의 20%를 사업부 성과급(OPI)의 재원으로 한다. 경제적 부가가치는 영업이익에서 유효법인세율을 차감한 세후 영업이익에서 영업에 공여한 투하자본의 기회비용, 즉 자본비용을 차감해서 구한다. 즉, 손익계산서상의 영업이익은 투하자본을 제공한 주주, 채권자 등 자본 제공자들의 요구 수익이 반영이 안 된 금액이기 때문에 투하자본의 기회비용을 차감한 후 에야 진정한 초과이익 (=부가가치 증가분)을 구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EVA는 주주중심 경영의 확산에 따라 삼성, LG, SK 등 유수기업의 성과급 산정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EVA 기반 성과급은 초과이익을 배당, 투자, 내부 유보 등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는 임직원 동기부여를 위하여 성과급으로 사용하겠다는 경영진의 철학이 담겨있다.

EVA가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함으로써 주주가치 중심 경영을 대표하는 초과이익 성과지표로서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하이닉스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내부 구성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데에 이 지표의 문제가 있다. 특히 대규모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는데도 투하자본의 증가나 자본비용률의 증가로 해서 EVA가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심지어 EVA가 음이 되는 경우 구성원들의 이해 및 수용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음에도 성과급 규모가 변화가 없게 된 이유는 19년의 경우 낮은 EVA로 인하여 산식에 의한 성과급 지급이 어려워지자 구성원들 동기부여를 위하여 특별격려금을 지급하였는데 공교롭게 EVA 산식에 의하여 지급한 20년 성과급의 규모와 동일했기 때문에 성과급 산정근거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문과 혼란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년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였지만 회사의 전략적 설비투자금액의 큰 증가로 인하여 EVA의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측에서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여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약속함으로써 사태를 진화하였지만 문제는 EVA 지표가 아니다. 오히려 개념적으로는 자본제공자들의 몫을 차감한 초과이익 개념인 EVA가 성과급 산정근거로서 더 우월하다고 본다. 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구성원들의 불만과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은 경영진이 성과급 산정근거를 적시에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구성원들과 공유하지 못한 것이다. 이미 2013년부터 SK그룹이 EVA를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성과급 산정의 핵심지표로 정했으며 그룹 내부적으로 EVA 지표가 내부 구성원들의 이해/수용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고 여러 보완책을 강구해온 만큼 8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이러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삼성그룹의 성과급인 OPI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내부 구성원들의 많은 불만과 보다 투명한 정보공유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성과급 규모 산정과 관련한 우리 기업의 불투명성은 비단 하이닉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과급 산정근거가 대외비인 것은 이해하나 내부 직원들에게도 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은 성과급 지급의 근본적인 목표인 직원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구체적인 성과급 산정방식과 예상금액 및 관련 경영실적의 주기적인 구성원 공유는 구성원들의 경영 노력의 증대라는 성과급 본연의 목표 달성을 위하여 꼭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하이닉스에서 성과급 지급 예상치를 분기마다 공개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학점에 목숨을 걸고 대학을 다니다가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이직이 보편화된 회사생활을 하는 MZ세대 젊은 직원들이 단기 평가와 보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영진-직원 간담회에서 보듯 MZ 세대 직원들의 사내 평가 및 보상방식에 대한 불만은 비단 인센티브나 연봉 산출방식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넘어 급기야 임원과 직원의 임금격차에 대한 불만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쉬쉬해서는 납득하지 않는다. 소통과 설득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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