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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열한 번째 이야기, 『인사이드 아웃』

열한 번째 이야기, 『인사이드 아웃』

『인사이드 아웃: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강성춘 지음, 21세기북스, 2020.

‘왜 우리 기업과 조직에는 좋은 인재가 없을까?’ 


다른 조직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뛰어난 인재들이 넘쳐나는 것 같은데 왜 우리 회사에만 좋은 인재가 드물까?  그 대답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강성춘 교수는 3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바로 경험에 대한 자기 확신, 사람에 대한 무관심, 제도에 대한 집착이다 이것을 강 교수는 사람관리의 세 가지 적이라 부른다. 각각을 살펴본 후 어떻게 하면 우리 조직의 인재풀이 풍성해지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가) 첫 번째 적, 경험에 대한 경영자들의 자기 확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조직에 뛰어난 인재가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첫째, 자기 경험을 너무 확신하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은 흔히 경험과 연륜이 쌓이면 사람을 보는 눈이 저절로 좋아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지 한번 자문해보기 바란다. 많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상을 살아갈수록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고백한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기대치 않은 사람에게 뛰어난 능력을 발견하거나 따뜻한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사람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그만큼 어렵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면접장에만 들어가면 갑자기 한눈에 좋은 인재를 알아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원자가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혹은 한두 가지 면접 질문만으로 지원자가 어떤 능력과 성품을 가지고 있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믿는다. 연말 인사 고과 때는 자신이 부하 직원들을 아주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채용 면접은 흔히 ‘두 거짓말쟁이의 대화’로 비유된다. 면접장에서 지원자들은 자신을 과대 포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짓 정보도 서슴없이 말한다. 로울린(Roulin)과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경험이 풍부한 면접자들조차 이런 지원자들이 말하는 거짓 정보를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한다. 이들 연구에서 경험 있는 면접자의 면접 결과와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대학생들의 면접 결과 간에 차이가 없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면접 경험이 풍부하다고 해서 지원자를 더 잘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클라우디오 페르난덴드즈-아라오즈는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얻는가]에서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경영자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에 대해 수많은 편견을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며
사람을 육성하기 위한 적절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타인의 역량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리더와 경영자들이 인사 결정을 어렵게 하는 내부의 최대의 적이다.”

 

성공한 경영자일수록 자신의 경험에 대한 자기 확신이 강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인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는 성공한 경영자들은 ‘왜냐하면(Because)’과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를 자주 혼동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흔히 ‘내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이만큼 성공했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성공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재를 뽑을 때 나의 오류 가능성을 항상 고민하라. 그리고 여러 명의 선구안을 인정하며 신중하게 뽑아야 한다. 다른 성별의 면접관을 두는 것도 유효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나) 두 번째 적, 인재 양성에 대한 무관심

두 번째 적은 인재 양성(HRD)에 대한 무관심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경영 이념 혹은 경영 철학에 ‘인재제일’ 혹은 ‘인간존중’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각 기업이 사람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데 어느 정도의 돈을 투자하는지, 사람을 선발하고 육성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을 쓰는지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하는 경영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때 우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벤치마킹했던 GE의 경우 교육훈련에 매년 1조 원 이상, 직원 1인당 약 300만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3년 잭 웰치가 변화와 개혁을 위한 리더 양성 목적의 크로톤빌연수원 재건 공사(4,600만 달러짜리 예산안)에 사인을 하면서 투자를 얼마나 오래 회수할 수 있겠냐는 항목에 ‘Infinte(무한)’라고 써넣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이렇게 인재를 소중히 하고, 투자를 하니 훌륭한 인재가 양성되는 것이다.

2016년 고용노동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용 근로자 10인 이상 국내 기업체 3,388곳의 1인당 월평균 간접노동비용(퇴직금, 법정 외 복지, 교육 훈련, 채용 비용 포함)은 월 99만 6,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GE에 비해 너무 낮지 않은가? 그냥 뽑아서 쓰기만 하면 된다고 착각하는가? 인재는 좋은 재목을 뽑아서 양성해야 만들어진다.


(다) 세 번째 적, 제도에 대한 집착

세 번째 이유는 제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다. 좋은 인재란 한마디로 기업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역량, 태도, 행동으로 무장한 사람이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하나의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그 조직의 생각과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기업들은 흔히 한 인사 제도가 실패하면 그 제도를 실행하고 적용받는 사람과 연계해 문제를 보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제도를 찾아 나선다. 예를 들어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기업은 많은 변화를 경험했고 다양한 인사 제도를 실험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의 사람관리 역량은 어느 정도 향상됐다. 하지만 제도 변화 과정에서 기업들은 자주 ‘사람’을 간과하는 우를 범한다.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에 본질적인 고민 없이 좋은 제도 혹은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데 집착한다. 하지만 남의 옷은 나에게 대부분 맞지 않는 것, 맞더라도 낡아서 맵시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 옷, 우리 조직만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라) 좋은 인재를 많이 가진 기업들의 특징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앞서 살펴보았듯이 경험에 대한 경영자들의 자기 확신, 사람에 대한 무관심, 제도에 대한 집착, 이 세 가지가 기업이 좋은 인재를 확보를 방해하는 요소이다. 그렇다면 좋은 인재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반대로 하면 된다.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며, 사람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고, 사람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직원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제도를 만들고 운영한다.

에릭 슈미트는 구글 성공의 원천은 “최고의 인재를 뽑아서 그들이 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사 담당자인 라즐로 복은 구글은 ‘모든 직원이 창업자가 돼라’는 인재상을 일관되게 반영하도록 제도를 설계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사람을 채용하고 평가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뿐 아니라,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항상 이론에서 출발하며 내부적 실험을 거쳐 제도를 평가하고 실행한다.

성공한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인사제도는 각기 다르다. 하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위의 세 가지 원리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원리를 잘 실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인사이드 아웃 인사관리이다.


(마) 안에서 밖으로 인재를 키워나가라

안과 밖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을까? 예를 들어 사람의 경우 밖의 상황이 내면을 결정할까? 아니면 마음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을 기업의 인사관리와 전략으로 확대해보자.

먼저 밖의 요인이 안을 결정한다는 이론이 아웃사이드 인(outside-in) 관점이다. 경영자들과 학자들 가운데 일부는 사람과 사람관리 시스템은 사업이나 전략의 요구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전략을 따른다(HR follows strategy)’는 아웃사이드 인‘ 관점은 인적자원의 완벽한 유연성(flexibility)을 가정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다.

하지만 환경이나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시장에서 자유롭게 확보하고, 내부 구성원들에게 무한적인 변신을 요구할 수 있다는 가정은 현실적이지 않다. 아웃사이드 인 관점은 전략이 요구하는 것, 즉 ‘해야만 한다는 것(Should do)’과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것(Can do)’ 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적 괴리를 간과함으로써 실행될 수 없는 전략을 양산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인사이드 아웃(inside-out) 관점은 조직 안의 특성이 밖의 성과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사람이나 기업은 이질적인 특성과 문화를 가지고 출발하며 인적자원의 자유로운 흐름과 변화를 방해하는 현실적 제약 조건이 존재한다고 전제한다. 차별화된 역량과 문화를 축적한 기업만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에서 기업은 사람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해답을 시장이나 환경 혹은 다른 기업에서 찾기보다는 자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특성과 자사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결국 인사이드 아웃 관점은 경영자들에게 “언제까지(다른 기업을, 시장을, 환경을) 따라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은 기업의 미래는 과거와 현재로부터 단절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결국 우리만의 인사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은 조직을 이루는 모든 사람의 본질적 가치에서 출발해 조직을 구성하는 각 구성원의 지식, 경험, 역량들이 조직의 출발점이자 자산임을 인식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람의 본질적 가치들을 어떻게 하면 역동적으로 설계하고 활용해 사업과 전략을 도출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사이드 아웃 관점의 핵심은 “기업은 자신들의 문화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내재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사람에 내재된 핵심 역량을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이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을 조직관리에 적용하고 싶을 때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눈을 크게 떠서 조직 내부의 인재를 살펴보자. 지금의 모습도 재발견할 수 있지만, 성장 가능성을 지닌 멋진 미래 인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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