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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아홉 번째 이야기, 『코로나 투자 전쟁』

아홉 번째 이야기, 『코로나 투자 전쟁』

『코로나 투자 전쟁: 전 세계 역사 이래 최대의 유동성』 정채진, 박석중, 이광수, 김한진, 김일구, 여의도클라스, 윤지호, 최준영 지음, 페이지2북스, 2020.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돈의 흐름 변화는 어떻게 나타날까? 2020년은 후세의 역사가들에게 매우 특별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의 창궐 이래 인류가 전염병으로 가장 참혹하게 고통받은 해이며, 경제적으로는 대공황 기간 이후 가장 어려웠던 해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의 신과 함께〉에 출연한 경제 전문가 정채진 애널리스트는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그가 저술에 참여한 [코로나 투자 전쟁: 전 세계 역사 이래 최대의 유동성]에서는 과거 역사 속의 펜데믹과 불경기에 대응했던 정부 정책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돈의 흐름을 예측하고 있다.

영화 ‘설국열차’를 통해 자본주의 본질과 워렌 버핏의 부동산 투자를 분석한 재미있는 내용이기에 서평으로 소개한다. ‘설국열차’는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재미있는 영화다. 현실 세계와 ‘설국열차’를 비교하며 유사점을 살펴보자.

 


(가) 설국열차와 연방준비제도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설국열차에서 미래의 각국 정부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하늘에서 CW-7이라는 물질을 뿌린다. 이 물질의 부작용으로 지구는 급속도로 빙하기에 접어든다. 인류는 멸종 위기에 처하고 설국열차가 인류의 유일한 생존공간이 됐다. 설국열차는 얼어붙은 지구를 1년에 한 바퀴 도는데 앞쪽 칸에는 지배 계층이, 뒤쪽 칸에는 피지배 계층이 살아간다. 열차의 맨 앞칸에는 지배 계층이 경외하는 열차의 ‘엔진’과 설국열차를 만든 월티스라는 지도자가 살고 있다. 엔진은 열차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으로, 엔진이 망가지면 설국열차는 멈추고 모두 얼어 죽게 된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이 공급하는 기축통화 달러와 은행 시스템이 바로 설국열차의 엔진이다. 1901년, 1907년 공황을 거치면서 1913년 연준이 설립됐는데, ‘Federal(연방)’이라는 단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국립은행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사립 은행이다. 1929년 대공황을 겪으면서 연준의 권한은 더욱 강화됐다. 현실의 설국열차가 완성되고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설국열차에서는 피지배 계층이 억압받고 있기 때문에 반란이 반복됐는데, 이는 연준이 세워진 이후에도 수없이 반복되는 금융위기를 의미한다. 설국열차의 엔진을 만들었고 관리하는 월티스와 피지배 계층의 지도자 커티스는 설국열차 인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리에, 주기적으로 반란을 조장한다. 그리고 이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과잉인구는 줄어들고 열차 안의 인구는 다시 균형을 찾아간다. 이 일련의 과정은 ‘기축통화 달러와 은행 시스템’을 통해 버블이 만들어지고, 버블이 터진 후 다시 경기가 살아나는 현실과 유사하다. 불황과 호황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연준의 금리정책. 통화정책이 있다.

현실로 돌아와 금리를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올리면 호황이 끝나고 결국에는 불황이 찾아온다. 불황이 오면 연준은 금리를 급격히 인하하고 돈을 풀어 불황이 지속되는 것을 막는다. 연준의 금리정책에 따라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불황이 끝나면 실업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한다. 그런데 실업률이 어느 정도 하락한 이후부터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정체되다가 불황과 함께 실업률이 급증한다. 주목할 점은 실업률은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정체되는 구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추세적으로 계속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은행을 통해 신용(빚)이 창출되는데, 시스템 내부에 빚이 많지 않다면 연준의 관리로 경제는 호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나) 워렌버핏의 부동산 투자 비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추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펫의 부동산 투자 설명을 들으며, 전반적인 투자 전략을 도출해보자.

이 이야기는 네브래스카에서 시작된다. 1973~1981년 동안 중서부에서는 농장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닥친다고 사람들이 믿은 데다, 소형 지역 은행들의 대출 정책이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부채질한 탓이다. 그러다가 거품이 꺼지자 농장 가격이 50% 이상 하락했고, 대출받은 농부와 대출해준 은행들 모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아이오와와 네브래스카주에서 이 거품 붕괴로 파산한 은행의 숫자가, 최근 금융위기로 파산한 은행 숫자의 다섯 배였다.

1986년, 워런 버핏은 오마하 북쪽 50마일 거리에 있는 농장 400어에커(160만 제곱미터)를 연방예금보험공사로부터 사들였다. 가격은 28만 달러였는데, 파산한 은행이 몇 년 전 그 농장을 담보로 대출해준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였다. 그는 농장 운영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아들 하나가 농사를 좋아했으므로, 아들의 도움으로 이 농장의 옥수수 및 콩의 산출량과 운영 경비를 추산할 수 있었다. 이 추정치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니 당시 이 농장에서 나오는 표준 수익이 약 10%였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곡물 가격도 상승하리라 생각했다. 두 가지 예상 모두 적중했다.

그는 특별한 지식이나 정보 없이도 이 투자가 손실 위험은 없고 수익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물론 때때로 흉년도 들고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런들 무슨 문제가 있겠나? 때로는 풍년도 들 것이고, 그는 서둘러 농장을 팔 필요가 없었다. 28년이 지난 지금, 농장에서 나오는 이익은 세 배로 불었고, 농장 가격은 다섯 배 이상 뛰었다. 그는 지금도 농사를 전혀 모르며, 최근에야 두 번째로 농장을 방문했다.

이 글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네 가지다.

첫째, 워런 버핏이 농장을 ‘구입한 시점’이다. 워런 버핏은 거품이 생겼다가 폭락한 후 농장을 구입했다. 불황이므로 농장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워런 버핏은 농장을 살 때 거시경제가 어떤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둘째, 농사를 잘 아는 아들 덕분에 농장을 운영할 때 ‘수익과 비용’에 대해 잘 알게 됐고 농장에서 나오는 수익이 농장 가격 대비 10% 수준으로 ‘괜찮은 수익률’을 준다는 것을 알고 샀다.

셋째, 세월이 흐르면서 생산성이 향상되고 곡물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농장 매입 가격 대미 ‘수익률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사업이 더 잘될 것을 알고 샀다는 것이다.

넷째, 일시적인 ‘흉작이 와도 걱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흉작이 있으면 풍작이 있을 것이고, 농장을 팔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 실패하는 이유는 주식 뒤에 있는 기업의 가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주식 시세판에서 왔다 갔다 하는 가격만 보기 때문이다. 기업의 가치는 주가만큼 크게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좋은 사업이라면 주가가 과도하게 내릴 때 사서 적정 가치를 넘어설 때 팔면 되지 하루하루의 주가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
변덕스럽고 말 많은 이웃이 있어도 내 농장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듯이,
시장이 갑작스럽게 폭락하거나 극단적으로 오르내리더라도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진정한 투자자에게는 시장 폭락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주가가 터무니없이 내려갔을 때 여유 자금이 있다면 말이다.
투자자에게 공포감은 친구이고, 행복감은 적이다.
"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은 경제, 거시변수가 아니라 나 자신과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앞서의 비유를 들자면, 워런 버핏이 부동산 투자 경험에서 알려준 조건들에 충족하는 기업들인가 하는 것이다. 잃지 않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고, 수익이 나는 것은 시장에 달려 있다. 워런 버핏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기업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경영학’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코로나 투자 전쟁: 전 세계 역사 이래 최대의 유동성], 팬데믹이 가져온 돈의 흐름 변화와 정부 재정정책의 역사를 알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식과 부동산 추이를 알기 위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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