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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플랫폼의 생각법 2.0』
열세 번째 이야기, 『플랫폼의 생각법 2.0』
『플랫폼의 생각법 2.0: 모두가 꿈꾸지만 누구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플랫폼 기업만의 기속가능한 가치창출법』 이승훈 지음, 한스미디어, 2020.
새롭게 등장하며 세상을 지배하는 기업들의 특징은 ‘플랫폼’이다. 플랫폼 기업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2020년을 맞이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이 1조 달러라는 기업가치에 도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플랫폼 경제가 경제의 중심으로 올라설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즉, 과거에 ‘FAANG’으로 표현되었던 미국의 테크 타이탄에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추가된 ‘MAGA’가 새로운 테크 타이탄의 표현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이들에게 테크 타이탄이라는 표현보다는 플랫폼 타이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올바를 듯하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변신이 바로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서평에서는 플랫폼이란 무엇이고,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플랫폼의 생각법 2.0: 모두가 꿈꾸지만 누구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플랫폼 기업만의 지속가능한 가치창출법](이승훈 지음, 한스미디어, 2020.)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1) 플랫폼이란 – 양면성으로의 진화
플랫폼을 이해하기 위해 플랫폼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살펴보자.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들이 소비자라는 단일 시장만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발전시켰다면, 플랫폼 기업들은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 역시 하나의 시장으로 정의하여 양쪽 모두에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텐센트, 알리바바가 갖는 가장 큰 공통점은 이들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양면시장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플랫폼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요건은 양면시장(two side market)이다.
플랫폼의 첫 번째 의미는 생산 플랫폼이다. 양면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이론적으로도 이미 어느 정도 기반을 갖고 있다. 1998년 투쉬만은 플랫폼을 하나의 안정적인 핵심요소(Core Component)와 여러개의 보조요소(Complementary Component)의 집합으로 정의했다. 플랫폼의 개념이 생산의 영역에서 만들어진 흔적이다. 당시 투쉬만은 무언가를 생산함에 있어 핵심요소를 기반으로 다양한 보조요소를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을 플랫폼이라 정의하였다. 아마도 이에 가장 근접한 사례는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이었을 것이다.
둘째로 진화하는 것이 생태계이다. 이러한 생산 플랫폼의 개념에 생태계(Eco System)의 개념이 더해지면서 플랫폼의 의미는 한 기업이 외부와 협력하기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형태로 진화한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도 많이 사용되고있는 플랫폼이란 단어의 용례이다. 예컨대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국내 기업이 생각하는 플랫폼은 이러한 생태계의 중심에서 핵심 기능을 제공하는 그런 역할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화의 세 번째 모습이 개방성이다. 이 개념에 개방의 개념이 추가되면서 경쟁자와 소비자가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플랫폼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뿐 아니라 경쟁자까지도 플랫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이렇게 확장된 개념은 리눅스와 같은 개방형 플랫폼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Web 2.0 시대의 플랫폼 개념과 부합된다. 리눅스라는 플랫폼에는 경쟁은 없고 협업만 존재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며, 소비자가 생산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넷째가 양면시장으로의 진화이다. 플랫폼의 개념이 소비자에게까지 뻗어 나감에 따라 소비자의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가 플랫폼의 핵심 특징으로 포함되기 시작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소비자를 플랫폼 내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소비자 수의 증가는 생산자에게 플랫폼의 매력을 더욱 증가시킨다. 즉 플랫폼 내에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자발적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양면시장에서 나타나는 네트워크 효과는 플랫폼의 매력을 올려주면서 플랫폼의 기본 특징으로 언급되기 시작한다.
이처럼 플랫폼의 개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산 플랫폼에서 생태계 플랫폼으로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아우르는 양면시장 플랫폼으로 개념적 진화를 해온 것이다.
2) 플랫폼 비즈니스의 종류
플랫폼은 개방 정도와 운영자의 개입 수준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의 플랫폼으로 정의할 수 있다. 광장 플랫폼, 시장 플랫폼, 그리고 인프라 플랫폼이 그것이다.
① 시끌시끌한 광장 플랫폼
먼저 광장 플랫폼은 표현 그대로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모습의 플랫폼이다. 지식이나 뉴스와 같은 미디어, 그리고 콘텐츠는 광장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광장의 특징을 정의하자면 개방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시끄럽고 번잡하지만 플랫폼은 원칙에 의해서 운영되고 조정된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여기에 속하며 구성원의 참여와 알고리즘에 의해 매칭이 이뤄지고 동시에 정화가 이뤄진다.
광장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성립의 요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에 있다. 즉 개방을 통한 규모의 확보에 있다. 그런 이유로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모든 참여는 아무런 제약이 없고 자유롭다. 만약 진출입에 제약이 있다면 광장 플랫폼에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광장 플랫폼의 가장 대표적인 수익모델은 광고이다. 개방된 광장에서 입장료를 받을 수도 없고 광장에서의 만남과 대화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도 없기에 온전히 광고라는 수익에 집중한다.
② 돈이 오가는 시장 플랫폼
시장 플랫폼은 말 그대로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이다.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이 가장 대표적이며 우버와 같은 이동,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배달의민족과 같은 음식배달 플랫폼도 여기에 속한다. 양면시장의 한 축은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한 쪽은 이를 소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금전적 거래가 이루어진다. 즉 공급자와 소비자가 명확히 구분되며, 거래를 필요로 하는 주체들이 시장에 참여한다. 따라서 광장 플랫폼에 비해 대상이 되는 타깃층이 좀 더 세분화, 구체화되어 있다. 이 거래에 있어서 필요한 신뢰를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한다.
시장 플랫폼의 성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의 확보에 있다. 광장과 달리 참여자의 금전적 이해가 관련되기에 플랫폼은 두 시장 간의 거래에 보다 밀접하게 관여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오픈마켓에서의 에스크로 서비스는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가장 기본으로 제공해야 하는 신뢰제공의 방법이었다.
두 시장을 연결하면서 신뢰할 수 없는 양면을 중개해준 것 이다. 여기에 아마존과 쿠팡과 같은 플랫폼들은 자신의 역할에 배송이라는 영역, 고객 서비스라는 영역 등을 추가함으로 신뢰의 정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 플랫폼인 아마존에게 제3자 셀러라는 존재는 구색을 세워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아마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서고 있다. 아마존이 직접 사서 판매하는 직접판매가 이제 구색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아마존의 고객측 도구인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은 이제 1.5억 명이라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대다수 가정들은 매년 아마존 프라임을 구입하면서 거의 모든 상품을 아마존에서 구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해자’라 부른다. 해자는 성을 둘러싸고 있는 물을 의미하는데 이 물을 건너야 아마존이 쌓아 놓은 성벽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라는 영원한 전장에서 아마존은 높은 성벽을 쌌았고 그 둘레로 물길을 만들어 경쟁자가 근접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플랫폼에서의 수익모델은 수수료이다. 우리가 잘 살고 있는 중개인들은 거래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아마존은 15%를, 우버는 25%를, 에어비앤비는 10%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지만 플랫폼 간의 경쟁으로 수수료를 정당화시키기 어려워지고 따라서 플랫폼이 추가적인 가치제공의 대가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③ 환경을 만들어주는 인프라 플랫폼
마지막으로 인프라 플랫폼은 만남이나 거래가 아닌 환경을 제공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공급자와 소비자가 쉽게 만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형태이다. 여기서 수익모델은 수수료 혹은 사용료의 개념으로 나타난다.
인프라 플랫폼은 앞서 설명한 광장, 시장 플랫폼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진입장벽이 높다. 이 플랫폼들은 플랫폼에 참여하는 양면시장의 참여자들이 어떤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의 환경은 광장이나 시장 플랫폼이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간략한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인프라 플랫폼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모바일 운영체계를 꼽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로 대표되는 모바일 운영체계는 스마트폰의 기반 소프트웨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유통되는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이라는 환경에서 다양한 컴퓨팅 기능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Operating System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제공하여 기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에 등장하기 힘들었을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이 플랫폼이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이다.
결론적으로 어떤 플랫폼 기업이 성공할까? 플랫폼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훌륭한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건강하고 선량한 독점을 유지하는 훌륭한 플랫폼만이 살아남는다. 왜냐하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플랫폼 기업만이 아니라, 공급자와 수요자라는 사회의 구성원 모두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이란 개념은 기업이라는 유기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플랫폼을 사회에 제공하고 있는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아우르는 양면시장인 플랫폼 전략을 알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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