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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교수칼럼

디지털 혁명과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

디지털 혁명과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기술이 산업계에 커다란 혁명을 촉진할 만큼 엄청난 기술적 돌파가 발생하였고 이는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영학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우리가 지금껏 배우고 가르쳐 온 경영학의 지식과 내용들이 이제는 반드시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디지털의 혁명으로 인해 그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경영학의 원칙이나 법칙에 있어서도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목격되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기업은 생존을 위해 제조하는 제품에 대해 고객이 지각하는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하여야 하며, 판매 제품의 가격은 원가보다 높게 해서 이윤이 발생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기업 생존의 법칙을 굳이 따르지 않고도, 즉 판매가 일어나지 않아도, 굳이 이윤이 발생하지 않아도, 방문자의 숫자만 증가함으로써 더욱더 큰 성공과 번영을 구가하는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시장의 주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음을 쉽게 볼 수가 있다. 

학교에서 가르쳐온 전통적 기업들은 선형적인 가치 사슬의 기반 위에서 외부 세력들(공급자, 소비자 등)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자사를 보호하고 자사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경쟁사가 범접하지 못하게 하도록 자사만의 고유한 우위를 확보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도록 제안하여 왔다. 그러나,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롭게 부상한 기업들은 공급자 및 소비자 등과 같은 외부 세력들을 적이나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고 자사의 우호세력으로서, 자사의 잠재적 자산으로 간주함으로써 플랫폼의 개방성을 통하여 누구나 자신의 생태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업경영에 대해 상반된 관점과 접근법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 기업가치 분석에 있어서도 기존의 접근법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신생 디지털 기업들이 많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는 플랫폼 기반 신생 디지털 기업들이 엄청난 수익과 이익을 가지고 있는 전통적 기업들의 시장가치를 가뿐히 추월할 뿐만 아니라, 자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하여 천문학적인 시장가치를 보여주는 신생 디지털 기업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PER(주가 수익비율) 등의 지표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한 산업에 있어서도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 금융 산업, 에너지 산업, 제조업,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 교육 산업 등 전반에 있어서 디지털로 인한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변동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들에 있어서,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과 경쟁방식으로는 조만간 생존의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산업들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산업이 더 이상 아니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법칙들이 부상하여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위에서 제시한 설명들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경영학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간단한 예들에 불과하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동안 학습해온 경영학의 원칙과 법칙들이 이제는 도전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경영학의 이론들이 새롭게 수립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기술을 중심으로 한 관련 기술들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인해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대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기업 경영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인력과 전산에 기반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의존하여 운영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AI(인공지능) 기반의 프로세스로 기업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르게 말하자면, 기업 운영의 주요 의사결정이 기존에는 전산의 도움을 받은 인간에 의해 운영되어 온 전통적인 경영모델이 앞으로는 점차로 부상하는 AI 시대를 맞이하여 대다수의 영역에서 기업 운영의 의사결정이 인간이 아닌 기계로 진행되는 AI 경영모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승객 요청에 대한 차량 배정, 대출승인, 상품 가격 결정, 엑스레이 판독, 금융 자문 서비스 등 점점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기계가 인간(직원 등)을 배제한 채 스스로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이를 인간(소비자 등)이 수용하는 것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의 대다수 운영의사결정이 인간에서 기계로 전환되는 것은 경영에 있어 과히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이 아닐 수가 없다. 

정리를 하면, 기업을 운영하고 경영하는 방식에 있어 커다란 혁명적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다양한 산업 내 각 기업들이 수행하는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기업 간 경쟁방식 등에 있어서도 대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이 모든 혁명적 변화의 기초이자 촉진제는 바로 디지털 기술의 혁명적 변화이며 이를 수용하고 편리함 등의 효용성을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힘인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경영/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영학의 교과서는 새로이 작성되어야 하며 경영학의 교육 프로그램과 내용에 있어서도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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