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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교수칼럼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사업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사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년 전부터 경제계는 디지털 전환이 화두가 돼 왔다. 이러한 물결을 타고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빅데이터에 투자하고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업그레이드하였다. 그러나 많은 디지털 전환의 시도는 실패하였고 경영자들은 디지털에 대한 투자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필자가 보기에 디지털 전환이 실패하는 이유는 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이 기술적·공학적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플랫폼 기업이 대세라는 말까지 하는데 그 이유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오늘날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가장 잘 수용하는 비즈니스 형태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의 정의를 한마디로 규정 지을 수는 없지만 플랫폼 기업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킨다. 둘째, 공급자와 수요자는 플랫폼 참여 정도를 자발적으로 결정한다. 셋째, 공급자는 자신이 소유한 자산과 인력을 제공한다. 넷째, 품질 보장은 거래 당사자들의 상호 평점으로 결정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플랫폼 기업은 여러 분야에 걸쳐서 비즈니스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여행 관련 에어비앤비, 모빌리티 관련 우버, 영화 관련 넷플릭스, 전자상거래 관련 쿠팡과 같은 기업은 각자의 산업 분야에서 소비 행태를 변형할 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출발점은 인터넷으로 인한 소비자 행태의 변화에서 출발하고 있다. 재래식 판매는 물적 유통기관이나 인적 판매로 이루어졌는데, 플랫폼으로 인해 상품과 서비스가 점포나 사람을 거치지 않고 거래가 형성되면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플랫폼 운영 비용이 있지만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에 비하면 저렴하고, 플랫폼 운영 비용은 거래량이 늘어나도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으므로 결정적인 이점이 있는 것이다. 

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한국으로 수입되는 고가 외제 화장품에 대한 비용구조가 수년 전에 밝혀진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고가 화장품은 수입 가격의 3~4배로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수입가에 관세를 붙인 가격이 5만원인 화장품이 백화점에서 2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 정도로 고가 화장품은 유통비용이 큰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미국의 어떤 손해보험사는 연간 20조원의 자동차 및 화재 보험을 판매였는데 디지털 전환이 있기 전에는 보험 설계사에게 20%의 판매 수수료를 지불하였다고 한다. 즉, 매년 지출하는 설계사 수수료가 4조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디지털 전환을 하고 모든 보험을 인터넷 판매로 바꾸면서 판매 비용을 절감하게 되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리고 인터넷으로 인한 소비 행태 변화 중 중요한 점은 충동구매가 많아진 것이다. 전자상거래 이전 시대에 충동 구매는 주로 매장에서 이루어졌는데, 소비자가 매장에 접근한다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는 수시로 컴퓨터를 이용하다가도 온라인몰에 들어가 볼 수 있고, 물품을 주문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SNS 활동을 하는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상품에 노출되어 충동구매는 늘어나게 된다. 사실 요즘 뜨는 소셜커머스의 기저 메커니즘은 충동구매이다. 충동구매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방문 횟수와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오늘의 집”이라는 국내 인테리어 플랫폼에는 이용자들이 자기 집 인테리어 사진을 올려서 서로 품평을 하게 하는데, 월 천만 명 이상이 사이트를 방문하여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도 위시리스트를(wish list) 만든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을 사이트로 모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플랫폼 사업이 아닌 단일 제품을 판매하여 왔던 기업은 어떻게 하여야 하나? 물론 이 기업이 플랫폼에 참여하여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 이 회사는 여러 공급자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고, 결국 수수료 주도권은 플랫폼 기업에게 가게 된다. 수 많은 호텔들이 자신의 빈 방을 엑스피디아나 북킹닷컴에 올려 판매를 하지만, 플랫폼 수수료는 15%~30%의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전자상거래 사이트도 수수료를 15% 내외로 받고 있다. 그러므로 때로는 단일 제품을 파는 기존 기업이 자체적으로 D2C(direct-to-customer)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한다.  미국의 프로그래시브 손해보험사는 자체 플랫폼에서 보험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고 보험 가입을 할 수 있게 하였는데 이로 인해 수조원에 달하는 설계사 비용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 대신에 상당한 광고비 투입으로 고객들이 사이트를 방문하게 하고 있다. 만일 2조원의 설계사 비용이 절감되고, 1조원의 광고비 지출이 증가된다면 결과적으로 1조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업의 영역을 자동차 제조에서 모빌리티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기업이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좋은 디지털 전환 전략이다. 단순히 데이터 전문가를 고용하고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 변화하는 소비 행태를 수용하는, 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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