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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대표 차정호 동문이 전하는 "Do it anyway"
신세계 대표 차정호 동문이 전하는 "Do it anyway"
경영학과를 진학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 당시는 사회계열로 입학 후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경영학과, 경제학과, 법학과를 선호했지요. 법학과를 전공하게 되면 사법고시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또한 경제학과보다는 경영학과가 실용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경영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대표님은 학부 때 어떤 학생이셨나요?
조용히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 아니어서 가정교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스스로 대학생활을 위한 용돈을 마련했습니다. 여담으로, 당시 가르쳤던 학생이 연세대 의대에 진학했고, 현재 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며 지금도 형제처럼 연락하고 지냅니다.
학부시절 기억에 남은 경험이나 일화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대학 시절은 한국 현대사의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10·26사태가 있어서 학교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특히, 전두환 정권이었던 4학년 때에는 학교도 자주 휴교를 했습니다. 운동장에 탱크가 배치된 적도 있습니다. 그런 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삼성물산 - 호텔신라 - 신세계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여정을 자세히 들려주세요.
졸업을 앞두고 삼성그룹 산학지원 조건으로 카이스트 석사과정에 응시하였으나 불합격을 했는데, 삼성물산 공채 신입사원으로 받아 주어 입사를 하였고, 회사근무중군 입대를 한 뒤 전역 후 본격적으로 삼성물산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종합상사가 수출을 주도했고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해서 종합상사들이 인기가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해외 영업은 모두 종합상사가 도맡았고, 특히 80년대 우리나라의 주력상품이었던 섬유·화학 제품을 종합상사가 수출했습니다.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않았을 때 종합상사에서는 해외 출장 기회도 있고, 월급도 비교적 높았습니다. 종합상사가 청년들한테 인기가 많은 직장이었던 이유였습니다.
삼성물산에서 일하던 중 1995년에 미국(뉴욕 및 LA)에서 주재원으로 9년간 근무를 할 기회가 있었고 현지법인의 CFO역할을 하면서 임원으로 승진을 했습니다. 2004년 한국으로 돌아올 당시는 삼성이 홈플러스, 삼성플라자,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업계로 확장하는 시기였고, 삼성 인터넷 쇼핑몰 사업부장의 직위를 맡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다시 루마니아 주재원으로 나가서 철강공장(오텔리녹스)에서 주재원으로도 짧게 근무했습니다.
그 이후, 호텔신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원치 않았던 발령이었습니다. 해외영업을 하는 종합상사 직원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면세점 및 호텔 관련 업무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호텔신라의 면세점 사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성과가 좋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원치 않는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커리어 중 가장 오랫동안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삼성물산 미국법인,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글로벌 전략을 수행해 오셨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람의 태도입니다. 비즈니스의 매개체는 상품이지만 사업의 결과는 담당하는 사람의 태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만, 회사의 경험이 쌓이고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타 백화점과는 다른 신세계 백화점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요?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두 가지 차별적인 전략을 추진해 왔습니다.
첫 번째는 상권 내 최고의 백화점이 되는 것입니다. 신세계백화점 대부분이 해당 지역 상권에서 고객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시는 일번점 백화점입니다.
두 번째는 백화점 대형화를 시도했습니다. 매장 면적을 키우면서 ‘영업하는 공간보다 영업하지 않는 공간을 통해 어떻게 고객에게 매장 방문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저희 백화점만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대표님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대표이사는 목표점이 명확한 레이스입니다. 마라톤이 아니고 릴레이. 나에게 주어진 임기 동안 회사를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 후임자에게 넘겨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사를 경영하면서 제가 모든 일을 다 결정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직원들의 능력과 역할을 믿고 그들과 업무를 나누려 합니다.
경영자로서 의사결정을 할 때, 대표님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예전에 선배 경영자 한분에게서 배운 것입니다만, 의사결정을 할 때 판단기준으로 ‘이 결정이 나라(사회)에 좋은 것인가, 우리 고객에게 좋은 것인가, 우리 회사에 좋은 것인가’의 순서대로 생각하신다고 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이해집단 간에 상반된 결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결정도 결국 회사에 가장 이익이 되는 선택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진로나 기업을 선택해야 할까요?
4년 다닐 학교가 아니라 40년 다닐 회사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내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합니다. 직장을 통해 내 몸값을 올릴 수 있는 포지션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나이와 시기별로 맞는 과업이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길게 바라보며 신입사원 때에는 현장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적으로, 후배분들이 열심히 공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보이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직장 생활도 정말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후배 학부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테레사 수녀가 좋아했던 글 “Do it anyway”를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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