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경영대 채 준학장 삼일회계법인 EMBA 발전기금
SNUbiz창업 SNUBIZ Members
지난 ISSUE
지난 ISSUE
People/인터뷰

위메이드 대표 장현국 동문 인터뷰

위메이드 대표 장현국 동문 인터뷰

 

경영학과 진학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즈음 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 제가 창업을 해서 회사의 대표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꿈꾼 것은 아니었지만 막연하게나마 한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꿈을 갖게 된 이후 자연스럽게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대학에 대한 목표가 생긴 뒤부터는 학업에 정진하였고 그 과정에서 꿈에 대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학부시절 대표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대학생활을 회고해보면 고뇌에 빠져 보낸 시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만,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삶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인생에 대한 고민이 오히려 주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젊음이라는 것이 방황을 할 수밖에 없고, 방황이 때론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학시절 충분히 방황하고 고뇌했던 경험이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교내 활동, 동아리, 수업은 무엇이 있으신가요?

먼저, 경영학 전공이 무척 즐거웠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가 수업이 없는 주말이나 방학 때에도 학교에 가고, 수업이 있는 날엔 오전 6시에 학교에 도착할 정도로 학교에 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랬던 이유는 경영학 전공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고, 그래서 경영학 전공은 몇 과목 빼곤 전부 에이 학점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경영과 컴퓨터(MNC)’라는 경영대 컴퓨터 동아리입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에는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지 않아 당시 꽤 인기가 많았던 동아리입니다. 저 역시 컴퓨터를 접해볼 기회가 흔하지 않기도 하고, 대학에 들어가면 컴퓨터 공부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서 1학년 때부터 컴퓨터 동아리에 들어가 4학년 때까지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IT업계에 계신 선후배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컴퓨터를 접해보고 공부해본 경험이 이후 제 진로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학부시절 대표님의 진로 고민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원래 3학년을 마치고 ROTC로 군 복무를 할 계획이었으나 시력 기준 미달로 신체검사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ROTC를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4학년이 되기 전 겨울방학에 ‘넥슨’이라는 게임회사에서 경영학과 학생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라도 일하고 싶은 마음에 이끌려 넥슨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넥슨은 조그마한 IT회사였습니다. 1995년에 WWW(World Wide Web)가 나오면서 넥슨은 많은 회사들로부터 웹페이지 제작 의뢰를 받았고, 저는 웹페이지 제작을 기획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PM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4학년 때에는 학교에 거의 가지 못할 정도로 넥슨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넥슨에서, 일은 너무 재밌었으나, 급여는 과외에서 받는 정도 수준을 받았기 때문에, 저나 창업하신 김정주 형이나 우리가 계속 이렇게 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대표님 약력을 보면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셨는데 언제, 어떤 이유로 취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부 4학년, 넥슨에서 재직할 당시 넥슨을 다니면서 카이스트 대학원도 함께 다니시는 선배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선배분들의 영향으로 학부를 마치고 넥슨에서 나온 뒤, 카이스트 대학원 입시에 도전했고 운이 좋게 합격하여 1997년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렇게 97년과 98년 2년간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교수님의 추천으로 99년도에 ‘메디슨’이라는 의료기기 제조회사에 입사하였습니다. 메디슨에서는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회사 관리, 전략기획, 사내문화 정립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 메디슨은 벤처 1세대이신 이민화 회장님께서 설립하신 회사였는데 이민화 회장님 옆에서 다양한 일을 배울 수 있어 저에겐 큰 행운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민화 회장님께서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원대하면서도 달성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셨는데 이때 회사의 대표로 요구되는 덕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00년에 네오위즈에 합류하여, 이후 전략기획본부 재무그룹장과 본부장을 역임하셨습니다. 합류하게 된 배경과 대표님께서 맡았던 역할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메디슨에 재직하며 만족스럽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넥슨의 김정주 선배와 네오위즈게임즈 나성균 선배 등 대한민국의 IT붐을 이끄는 선배들을 보며 자극을 받았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삶의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껴 메디슨에서 나와 네오위즈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00년에 입사하여 약 13년간 네오위즈에 몸을 담았습니다. 네오위즈는 제가 입사할 당시 직원 60명 정도 규모의 회사였지만 제가 나올 땐 600명 정도의 규모로 10배 정도 성장하였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며 다른 회사를 인수하고, 부서가 세분화되며 새로운 팀과 부서를 만드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회사가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 대다수에 참여하며 다양한 역할을 맡았고, 2011년엔 자회사 네오위즈모바일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습니다.

 

 

2013년 네오위즈에서 위메이드로 이직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네오위즈를 오래 재직하며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네오위즈는 당시 제가 일을 하기에 매우 편한 조직이었습니다. 창업자인 나성균 선배와도 친분도 있고, 오래 일하다보니 회사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더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삶에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퇴직을 결심하였습니다. 다만, 갈 곳을 정해두고 그만두는 것은, 제가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했던 조직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갈 회사를 정해두고 퇴직하지 않았습니다. 위메이드에 합류하기 전 3개월간 여러 회사와 컨택 해보았고, 그중 저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회사가 위메이드였기에 위메이드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위메이드에서의 대표님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위메이드에서 제가 보낸 9년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대표에 처음 취임했을 당시 위메이드는 역량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모바일게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회사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역량에 맞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프로젝트를 정리하며 비용을 낮추는데 노력했습니다. 그 이후, 3년간 위메이드는 중국에 대항하여 IP 권리를 획득하고 IP 수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2018년,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여 게임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키워야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 모든 게임회사가 같은 기회를 엿보았지만 시작하지 않거나 중간에 포기했고, 위메이드는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밀고 나간 결과 작년 미르4 글로벌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미르4의 성공은 우리가 목표하는 장기적인 계획의 시작일 뿐입니다. 따라서, 위메이드가 가진 성공의 잠재력은, 게임업계에서 지금껏 보인 성공과는 사이즈가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표님의 경영철학 혹은 소신은 무엇일까요?

저만의 경영철학이나 소신이 있기보다는 저는 학부 시절 경영학 전공 수업에서 배운 기본적인 원칙들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혹자는 이론들은 현실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나, 저는 이론은 오랜 연구 끝에 나온 결과이므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론들을 의사결정에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일례로,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관한 제도를 마련할 때에도 조직행위론에서 배운 ‘하츠버그의 2 요인 이론(Two Factor Theory)’ 관점에서 고려를 해 봅니다. 덕분에 동기요인과 위생요인을 구분해서 충족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불만족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론이 전부 정답은 아니지만 회사를 경영하며 이론을 바탕으로 현실에 더 적합한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문 후배에게 전하는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경영학은 ‘제왕학’으로, 경영학과는 CEO 공부를 하는 과라고 생각합니다. CEO를 꿈꾸는 후배님들에게는 본인이 창업을 하든 한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든 대표 입장에서 사고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 혹은 실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라면 내렸을 선택 및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생각한다면 생각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 많은 후배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본인 마음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본인을 믿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의 성공을 위해 달려가기보다는 장기적인 낙관론을 바탕으로 여유를 가지라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방법 중 하나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에서 종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다음 달, 내년의 일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타임 프레임을 길게 놓고 본다면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NEWSROOM 뉴스레터 신청

개인정보 수집, 이용 동의서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