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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벤처경영 이영민 교수가 걸어온 길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벤처경영 이영민 교수가 걸어온 길
글. 학생홍보대사 장은빈(학사 20)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년 정도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하다가, 2015년에 벤처경영기업가센터의 산학협력교수가 되어 2019년까지 학생들과 함께했습니다. 그 후 3년 동안 모태 펀드를 운용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대표이사로서 근무한 후, 올해 서울대학교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Q. 처음에 벤처캐피털의 길을 가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금 돌이켜보면, 경영대학의 교수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영학과 83학번인데, 곽수일 교수님의 생산관리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미국에서 만난 여러 가지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때 ‘벤처캐피털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교수님은 서부의 실리콘 밸리에서 초기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재밌는 직업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그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각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컨설팅 업계와 포스코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의 기업 문화와 맞지 않는다고 느껴서,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포항공과대학교의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산업공학 석사를 마치고, 취직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한 창업투자회사의 투자심사역 모집 공고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창업을 하고 싶었는데, 투자회사에서 테크기업에 투자하며 창업을 배우면 좋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후 투자회사에서 일하면서 창업의 힘든 점과 투자의 재미를 동시에 느꼈습니다. 이전에 다른 회사에서 일했던 것과 다르게, 벤처캐피털에서의 1년이 5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하는 일이 다양했고, 그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이 분야에서 20년 동안 일을 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벤처캐피털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습니다. 지금 친구들에게 생산관리 수업에서 교수님이 하신 이야기가 기억나느냐고 물으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떤 메시지나 콘텐츠가 똑같이 전달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에 따릅니다.
Q. 벤처경영 산학협력교수로 일하시다가,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로 활동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4년 반 동안 산학협력 교수로 일하다가,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직을 추천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 일을 거절하려고 하다가, ‘변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원했습니다. 창업을 주제로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는데,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환경은 계속 바뀌므로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고, 그 변화를 즐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저 자신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저에게 변화를 주고자 한국벤처투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Q. 산학협력교수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산학협력교수는 산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강의하고 학생들을 돕습니다. 공과대학에는 산학협력교수가 많은데, 경영대학에서는 벤처경영학과가 생기며 만들어졌습니다. 주로 창업 강의와 진로상담, 창업 관련 자문을 합니다.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창업과 진로에 대한 실무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벤처경영 전공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도 진로나 창업 상담을 하러 자주 옵니다.
Q. 벤처경영 전공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벤처경영의 장점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 간의 ‘관계’가 매우 강하다는 점입니다. 벤처경영에는 기본적으로 창업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모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잘 이루어집니다. 또한, 학생들은 깊이 있는 프로젝트와 협업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30개 이상의 다양한 학과생이 모여 공부하면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졸업생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여기서 만난 친구들끼리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곳이 벤처경영 전공입니다.
Q. 그렇다면 경영학 전공과 벤처경영 전공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경영학에서는 기업 경영에 대한 다양한 기능과 관점에 대해 배웁니다. 경영학 지식은 벤처경영에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 경영학에서 배운 것을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듭니다. 경영학에서 배우는 교과목은 기본 전제가 있습니다. 자원, 시스템이 확보된, 이미 규모 있는 기업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이러한 경영학을 사람, 시스템, 자원 등이 갖추어지지 않은 스타트업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경영학이 ‘이미 갖춰진 기업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다룬다면, 벤처경영은 ‘어떻게 기업을 시작하고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 배우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벤처경영에서는 기존의 경영학의 접근 방법과 기본적인 틀을 사용하지만, 이를 많이 수정합니다. 기본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스타트업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Q. 투자 결정을 할 때, 교수님만의 원칙이 있으신가요?
사람마다 기준이 모두 다르겠지만, 저는 최종적으로 투자를 하기 전에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첫째, 내 돈이어도 투자할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가벼운 결정을 내릴 수도 있으므로, 나의 돈이어도 투자를 할지 생각해 봅니다. 둘째, 내가 지금 투자하는 이 회사가 몇 년 후에 망하더라도, 지금 이 회사에 투자한 것을 미래에 후회하지 않을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업에는 자기 노력 이외의 요소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 사업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 등의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여 미래에 사업이 실패했다면 그 당시에는 이 회사에 투자한 게 최선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경영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의미입니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앞으로 다양한 진로로 나아갈 텐데,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더라도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이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해나간다면 여러분의 자산을 쌓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지식, 능력, 경험, 생각 등을 말합니다.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자신을 스스로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하시면 자기의 자산이 늘어나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자산이 빛을 낼 것입니다. 남이 아닌, 내가 나의 주인임을 아는 것이 기업가 정신의 본질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벤처경영 전공에 들어오세요.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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