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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와의 만남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와의 만남
1. 먼저 얼라인 파트너스를 설립하게 된 이유와, 자산운용사로서 갖고 계신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학생 때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M&A 자문, 사모펀드 쪽에 오래 있었고 골드만삭스와 KKR에 있으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이 좋은 회사가 굉장히 많은데, 상장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할 때 거래되는 가격의 차이가 극심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이유가 바로 기업 거버넌스 이슈 때문인데, 즉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만 기업이 운영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투자의 기본은 좋은 기업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인데, PEF(Private Equity Fund) 시장은 이미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서 비싼 것을 비싸게 주고 사야 하는 시장이 되었어요. 그래서 상장 주식에서 기업 거버넌스 이슈를 해결한다면 좋은 것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 주식 투자 인구가 3배 가까이 늘면서, 사람들이 이런 이슈에 눈을 뜬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결론적으로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사고 기업 거버넌스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말에 결심을 하고 2021년 초에 얼라인파트너스를 설립한 겁니다.
2. 현재 운용사의 대표가 되시기까지, 다양한 대학 생활에서의 활동들에 영향을 받으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에서의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싱가포르 경영대학에 1년 동안 교환학생을 갔던 게 저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싱가포르에 있을 때 다른 애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서 골드만삭스 인턴을 싱가포르에서 지원을 했었고, 그래서 홍콩과 서울 오피스에서 일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전공과목 수업이 특히 재미있게 영어로 잘 되어있어서 좋았어요. 보통 교환학생 가면 가서 놀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한 것 같거든요.
포트폴리오 투자 이런 금융 관련 과목이 있었는데, MBA식으로 Cold Question도 하고, 시뮬레이션도 하는 수업이었어서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현업에서 실제로 IB에서 M&A 자문하시는 분이 오셔서 가르치는 IB Investment Banking 수업도 청강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론적인 부분을 좀 더 강조하는데 싱가포르에서는 더 실무적인 부분들을 배울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네트워킹도 많이 했고, 그 경험이 외국계 금융권 취업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3. 한국에서 행동주의를 하시기까지 글로벌 스터디를 많이 하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에 비해 행동주의의 초입에 있는 시장으로서 한국이 매력적인 점과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매력적인 점은, 행동주의가 초입에 있기 때문에 좋은 회사가 굉장히 싸고 기회가 많다는 점이죠. 잠재력은 큰데 하나도 발휘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보다 훨씬 매력적인 기회가 많아요. 미국처럼 모든 사람이 행동주의를 다 하고 있으면 그게 이미 다 가격에 반영이 되어버려서 비싸게 사야 하거든요. 반면 좀 어려운 점은, 미국이나 해외는 이미 과거에 기업들이 행동주의 펀드들과 다투거나 하는 과정에서 이게 무조건 싸운다고 이득이 아니라는 걸 이미 체득했고, 판례도 쌓여서 법 제도 같은 것들이 많이 개선이 됐어요. 즉 일반 주주들이 공평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들이 완비되어 있어서, 행동주의 펀드가 가서 제안을 하면 해외 경영진들은 속으로 싫더라도 겉으로는 다 존중하면서 들어줍니다. 그게 이득이라는 걸 아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렇지가 않고, 편견을 갖고 과거의 투기꾼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점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요즘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옛날보다는 할 만한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 은행을 투자하고 계시기에 밸류업 프로그램에 상당히 촉각을 세우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표님이 보시기에 시장의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은 어떤 수준이고, 코리아디스카운트의 본질적 원인과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해소방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정부에서 발표한 밸류업은,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적 원인은 기업 거버넌스 문제인데, 모든 주주를 위해 일해야 할 이사회가 특정 대주주를 위해서만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회사를 인수하겠다 하면 100%를 같은 가격에 사야 하는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대주주의 지분은 엄청난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사고 나머지 지분은 버려지게 됩니다. 상법에는 주주 평등 원칙이 있지만 이걸 실질적으로 강제할 조치가 하나도 없는 것이죠. 힘든 문제이지만, 건드려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집단은 순환출자나 지주회사 활용한 피라미드 구조를 통해서 회장 1인이 적은 지분으로 큰 기업집단을 모두 통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을 바꾸기가 힘든데, 요즘 학계에서나 고위 관료분들이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의미 있는 시작을 했다고 봅니다. 이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같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왕국이 아니라 공화국으로, 왕의 자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주가 다 평등하게 당연한 권리로써 대접받는 개혁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5. 개인적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오늘날 주식시장의 효율화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떤 투자자가 되고 싶으신지, 자본시장이나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본질적으로 가치투자자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부터 가치투자에 굉장히 매료되어서 가치투자 책을 많이 읽으면서 자랐고요. 저는 엄청나게 특정 기술이나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지는 않고, 상식만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런 상식에 근거해서 투자하고, 실질적으로 회사에 좋은 변화를 일으켜서 가치를 높임으로써 저희는 물론 다른 일반 주주도 돈을 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행동주의 전략을 좋아합니다. 저의 경우 평생 PEF를 했으니 PEF를 하는 게 더 쉬운 선택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재미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생각했을 때 행동주의 펀드 창업이라는 더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는 새로운 좋은 행동주의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걸 보고 다른 사람들이 따라 했으면 좋겠고, 그래서 저희가 했던 모든 것들을 비사이드라는 행동주의 플랫폼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선구자로서 새로운 컨셉, 새로운 방법론을 보여주면서 옛날에는 주주를 무시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상장회사란 대주주가 아니라 모든 주주의 기업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뿌듯합니다.
6. 마지막으로, 투자자를 꿈꾸는 경영대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투자자라는게 독립적 사고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커리어 선택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가치투자나 투자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항상 역발상을 해야 하고,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미래를 찾아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커리어 선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주관을 가지시고, 남들이 좋다 하는 것을 열심히 따라 하는 것 말고, 책을 보면서 정말 잘 고민을 해서 본인의 적성에 맞으면서 포텐셜이 있는, 많이 배울 수 있는 그런 분야를 용기를 갖고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정확히 어떤 분야일지는 모르지만, 저는 당연히 행동주의나 이런 쪽이 초반이기 때문에 기회가 많으니 이런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10년에서 15년 정도는 꽤나 주요한 토픽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에 PEF를 시작할 때는, 한국 대학 나와서 외국계 IB를 가는 게 흔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경쟁이 치열한 옵션이 되었죠. 꼭 이게 아니더라도 미래에 이런 직업이 될 수 있는 현재의 것들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미래를 보면서 커리어 선택과 준비를 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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