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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도서,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글. 서진영 박사

 

아마존에서 12년 근무하며 배운 일과 삶을 설계하는 법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코로나19가 가져온 트렌드 중 대표적인 것이 ‘생활의 디지털화’이다. 그 중에서도 언택트의 전자 상거래가 급성장하면서, 가장 큰 이익을 본 회사가 미국 아마존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런데 이미 아마존은 2019년 초 시가총액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우뚝 선 이후, 2020년 1, 2위를 두고 애플과 경쟁하고 있다. 그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오늘 함께 읽어볼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의 저자 박정준은 평균 근속 연수가 1년 남짓 밖에 되지 않는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2년을 근무한, 근속연수 상위 2퍼센트의 사원이자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한국인이다. 아마존이 하나의 스타트업에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마법같이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고 경험한 그가 말하는 아마존의 성장 비결과 기업문화는 무엇일까?

 

 

1. 소통의 개방성

우리가 회의를 할 때, 많은 이들 앞에서 질문한다는 것은 자칫 내 부족함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위험한 일이니 그냥 모르더라도 아는 척, 알면서도 모르는 척 있는 게 좋은 처세술이라 믿기도 한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회의를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보 같은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May ask you a stupid question)?"라는 말이다. 회의는 대부분 질문과 답으로 진행된다. 회의를 주최한 사람은 회의할 내용을 미리 글로 써오고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 글을 읽고 수많은 질문을 한다. 아예 준비하는 입장에서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 오는 경우도 많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회의에 참가한 누구나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가감 없이 묻는다. 크게 중요하지 않거나 이미 설명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도 질문자를 민망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다. 회의 참석자들이 함께 토론하고 해당 안건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누구나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누군가가 “바보 같은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라고 시작한 질문을 하고 나면, 많은 경우 “그건 사실 굉장히 좋은 질문이네요(Thats actually a very good question)”라는 말과 함께 대답을 시작한다. 아마존은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몰라서 질문한 사람은 많은 경우 감사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용기 덕분에 모르면서도 가만히 있던 사람들도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이해가 높아지고 서로 간의 오해는 줄어든다. 단순히 서로를 아이디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두려움 없이 낼 수 있는 문화가 수평문화가 아닐까? 우리 조직은 소통의 개방성이 있는가?

 

2. 소통의 정확성

아마존에서는 발표자가 프레젠테이션을 멋진 차트와 함께 슬라이드로 정리하여 진행하는 장면을 보기 힘들다. 그 대신 사용되는 것이 6페이저라고 부르는 A4 용지 여섯장짜리 내레이션식 문서다. 이 6페이저는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별다른 추가 설명 없이 끝까지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말로 설명하듯이 써야 한다.

베조스 회장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에게는 편리하고 청중에게는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한다. 발표자는 자신의 화술에 따라 강조할 부분을 부각하고 은근슬쩍 넘어갈 부분은 적당히 감출 수 있다. 전체 내용의 일부만이 슬라이드로 청중에게 재단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질문이 필수적인데 이런 질문들은 미팅의 흐름을 방해하기 일쑤다.

또한 발표자의 역량이 내용을 좌우하며 실제로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내용이 멋지게 포장될 수도, 반대로 아주 좋은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청중들이 각기 다른 내용으로 이해해서 차후에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모든 내용이 글로 표현되는 6페이저는 발표자에게는 어렵고 청중에게는 편한 방식이다. 빠르면 몇 시간 안에 준비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달리 6페이저를 작성하는 데에는 보통 몇 주가 걸린다. 시간 낭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발표자는 꼼꼼하게 생각하고 조사하고 쓰고 고치는 작업을 반복하며 스스로 주제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게 된다. 흘러가는 말과 달리 온전한 문장으로 쓰인 글에는 도저히 숨을 곳이 없다. 내용의 구조는 문서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주로 다음의 구조를 따른다.

     *  프로포절 형식의 6페이저 구조

          1) 배경과 질문
          2)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접근 방식(누가, 어떻게, 그리고 예상되는 결과)
          3) 접근 방식 간의 비교
          4) 앞으로 취할 행동,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고객과 회사에 혁신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설명

 

이렇듯 어렵게 준비한 문서를 미팅 참여자 수만큼 프린트하여 가져가면 아마존 사원들에게는 익숙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생소한 광경이 펼쳐진다. 처음 15~30분 동안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미팅이 시작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간단히 서로 인사를 하고는 바로 프린트된 문서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한다. 중간에 질문이 있거나 잘 이해가 가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바로 묻지 않고 각 페이지에 펜으로 메모하며 끝까지 읽는다. 슬라이드 형식과 달리 끝까지 읽는 동안에 스스로 적었던 질문들이 뒷부분에서 답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의 메모들을 중간중간 고치기도 한다.

모두가 내용을 다 읽고 메모를 마치면 첫 번째 페이지로 돌아가서 내용 순서에 따른 활발한 논의가 시작된다. 내용은 이미 글로 설명되었고, 읽은 후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이 메모한 질문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발언하며,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발표자가 주도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질문을 받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회의가 아니라 전체가 다 함께 참여하여 본질, 곧 관련 안건이 회사와 고객에게 미칠 긍정적 영향과 혁신에 대한 심도 있는 회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발표자는 6페이저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질문들을 관련 자료를 토대로 대답하며 수동적으로 회의를 주도한다.

 

3. 소통의 솔직성

아마존에서는 둘러대는 거짓말과 뒷담화가 없다고 한다. 저자는 다른 직원들이 회사에 조금 늦었을 때나 일찍 퇴근하고 싶을 때도 듣기 좋은 말로 돌려 말하는 법이 없어서 때로는 뻔뻔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한다. 문제가 있으면 있는 그대로 돌직구로 말하는 업무상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어쩌면 때론 상대를 배려한다는 핑계로, 아니면 곤란을 면하기 위해 곧이곧대로 말하지 않는 습관이 배어 있지 않은가 생각해볼 일이다. 솔직하지 못한 소통은 계속된 왜곡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또, 아마존에서는 뒤에서 상사나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행위는 질 낮은 취급을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니 모두가 항상 잘 지낼 수는 없지만 아마존은 어려움과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정식 창구가 따로 있었다.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원온원(1 on 1) 미팅은 별다른 포맷 없이 매니저가 매주 한 시간가량 한 명의 팀원과 단 둘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주로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짜거나 회사 내의 고충을 이야기하는데, 누군가 때문에 불만이 있다면 매니저에게 가감 없이 말할 수 있다. 뒤에서 남을 욕한다는 측면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목적이 감정 해소가 아닌 문제 해결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그의 윗사람과의 원온원 미팅에서 토로할 수 있다. 뒷담화로 스트레스만 푸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결론적으로 안에서 바라본 아마존의 힘은 소통에서 나왔다. 소통의 개방성, 정확성, 솔직성. 우리 조직은 이중 몇 개를 가지고 있는가? 멀게만 보이는 아마존을 안에서 직접 근무하며 느낀 성공의 비결을 알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도서 이미지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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