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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두 번째 도서,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두 번째 도서,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글. 서진영 박사

한 명의 개인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많은 경쟁을 마주하는 것 처럼 기업도 수많은 경쟁을 마주한다. 기업의 경쟁은 개인이 경쟁에서 느끼는 압박감에 더해 구성원에 대한 책임감으로 매우 치열하다. 그래서, 많은 개인과 기업은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전략과 높은 경쟁력을 위한 준비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에는 그 경쟁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졌다.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이 책은 그런 이야기다. 앞으로 다가올 경쟁 구도에서 탄탄한 경쟁 우위를 갖추고 싶은 누구나, 조금 시간을 내어 읽어보기를 권한다. 당신에게 경쟁에서 이기는 생각의 틀을 바꾸어 줄지도 모른다.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홍선표

 

만 가지 발차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내가 두려운 건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이다.

액션배우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소룡(브루스 리)의 말이다. 이 말을 비즈니스와 커리어, 자기계발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남이 만든 판에서, 남과 똑같은 방식으로 혹은 남보다 조금 더 잘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다. 남들이 다 하는 여러 발차기를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연습해봐야 결코 고수가 될 수 없다.  또한 내가 두려운 건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이다라는 말은 내가 만든 판에서, 남과 다른 나만의 방식으로 이기려 하는 자만이 결국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이다.

개인 간 경쟁에서 스펙을 높이려고 아무리 노력해봤자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 얻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내가 아무리 학점과 토익점수가 높고, 좋은 자격증이 여러 개 있더라도 세상에는 나만큼 스펙 좋은 사람들이 넘쳐나기 마련이다. 세상은 넓고, 똑똑하면서 치열하게 노력까지 하는 사람들도 그만큼이나 많기 때문이다.

기업 간 경쟁도 마찬가지이다. 남들과 별 차이 없는 평범한 상품을 내놓은 뒤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팔아봤자 손에 남는 이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다른 경쟁자들과 품질, 브랜드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수많은 경쟁자들도 똑같을테니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 줄어드는 이익 앞에서 언제나 쩔쩔맬 수밖에 없다.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손자병법에 그 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인 중국의 춘추시대에 손무가 쓴 《손자병법》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최고의 전략서라고 불리는 책이다.

《손자병법》은 모두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고의 전략가들은 그중에서도 여섯 번째의 허실(虛實) 편이야말로 책 전체를 꿰뚫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말을 타고 전쟁터를 누비면서 천하를 통일한 당 태종 이세민 역시  손자병법의 13편에서 다루는 내용은 모두 허실 편에서 다루는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손자병법, 그 중에서도 허실 편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문장은 무엇일까?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끌어들이지, 적에게 끌려가지 않는다.이다. 내가 만든, 내게 유리한 판에서 싸우는 것이야말로 이기는 지름길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주도권을 잡아야만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후지필름의 환골탈태

판을 바꾼 대표적인 기업 사례가 후지필름의 환골탈태이다. 사진 필름 시장을 보면,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진 필름 판매량은 곤두박질쳤고 이는 결국 사진 필름 제조업체들의 도산으로 이어졌다.

전 세계 사진 필름 시장은 2000년에 그 규모가 정점을 찍은 이후 10년간 급속하게 쪼그라들었다. 매년 20~30%씩 규모가 줄어든 탓에 2010년의 사진 필름 시장 규모는 2000년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세기 가까이 전 세계 사진 필름업계 1위로 군림하던 미국의 코닥 역시 이 같은 상황을 견뎌낼 수 없었다. 코닥은 2012 1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며 무너졌다.

그런데 코닥이 무너지던 그해, 일본의 사진 필름 제조업체 후지필름이 거둔 실적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후지필름의 2012년 매출은 22 1470억 원이었다. 사진 필름 제조·판매라는 주력 사업이 무너져버린 극심한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낸 덕분에 20조 원이 넘는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

수십 년간 사진 필름업계 1위로 군림하던 코닥은 파산했는데 어떻게 만년 2위이던 후지필름은 살아남아 계속 성장할 수 있었을까? 여기서 우리는 2003년 후지필름의 CEO 자리에 올라 주력 사업의 붕괴라는 위기를 이겨내고 후지필름을 되살려낸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홀딩스 회장의 위기극복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지출처: 코닥 공식 홈페이지. 후지필름 공식홈페이지

 

후지필름의 3가지 판짜기 전략

고모리 회장은 2004년 중기 경영 계획인 비전 75을 통해 경영 전반에 걸친 철저한 구조 개혁, 새로운 성장 전략 구축, 연결 경영 강화라는 구체적인 추진 방침을 발표한다.

 

1) 경영 전반에 걸친 철저한 구조 개혁

기존 주력 사업이던 사진 필름 사업을 축소하는 내용을 의미한다. 전 세계 걸쳐 있는 필름 생산 공장, 영업망, 연구개발 조직, 현상소 등을 매각하거나 그 규모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후지필름의 결단은 기존 사업인 사진 필름 사업을 정리할 때 잘 드러났다. 2006 1월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이후 1년 반 동안 사진 필름 사업의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후지필름은 다른 사업부로 전환시킨 직원을 포함해 사진 필름 사업에서 약 5,00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회사를 떠난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과 그동안 거래를 해온 특약점으로부터 영업권을 다시 사들이는 등의 용도로 무려 2조 원가량을 사용했다. 오로지 구조조정을 위해 사용한 비용이었다.

 

2) 새로운 성장 전략 구축

후지필름은 기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사업을 구조조정 하는 것만으로는 회사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회사의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새로운 핵심 사업을 키워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후지 필름은 디지털 이미징(디지털 카메라 등) 광학 디바이스 사업(TV렌즈, 휴대폰 렌즈 등) 고기능 재료 사업(편광판 보호필름 등) 그래픽 시스템 사업(디지털 인쇄용 기계 등) 문서 관련 사업(후지제록스가 맡고 있는 사무용품 판매 및 기업 솔루션 등) 메디컬 라이프 사이런스 사업(의료용 영상 진단기기, 기능성 화장품, 영양제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이 6개 분야에 회사의 자원을 집중 투자한다.

이 때 회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기술을 십분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필름의 기술 중 색상관련 기술은 LCD TV 편광판 부품으로, 필름의 원재료인 콜라겐은 노화방지 화장품 생산으로, 필름의 화학성분 합성 기술은 의약품인 에볼라 치료제로 활용했다. 즉 이들은 모두 필름의 친척들로 필름의 원천기술을 발전시켜 만든 제품들이다.

고모리 회장은 주력 사업의 쇠퇴로 회사가 큰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신사업 분야에 도입할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후지필름이 2000년대부터 2012년까지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20여조 원에 달한다. 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매년 2조 원씩 연구 개발에 투자한 것이다.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3) 연결 경영 강화

후지필름은 여러 계열사 간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였다. 각 계열사들로 하여금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을 서로 공유하게 해 경쟁력 있는 신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에서 행한 조치였다. 이를 위해 고모리 회장은 후지필름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만든 뒤 후지필름과 후지제록스 등의 계열사를 그 아래에 두는 통합 경영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일련의 개혁으로 판 뒤집기에 성공한 후지필름은 생존했다. 기존의 판에서 머물던 코닥은 사라졌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도권을 장악해서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판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홍선표 지음, 시크릿하우스, 2020)을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도서 이미지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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