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biz 서울대경영대 상송회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마케팅 생산서비스운영 SNUBIZ Members
지난 ISSUE
지난 ISSUE
Insight/동문칼럼

패러다임 전환이 예상되는 헬스케어 산업의 시사점

패러다임 전환이 예상되는 헬스케어 산업의 시사점

줄기세포, 바이오시밀러, 코로나 백신과 같은 용어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이미 굉장히 익숙한 단어들이다. 황우석 박사 사태를 통해 줄기세포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이후 우리는 셀트리온, 삼성과 같은 기업들의 활약 덕분에 바이오시밀러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최근엔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국민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 또는 항체치료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대충이라도 알게 되고, 지대한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젠 더 이상 “바이오”는 선택받은 전문가들만의 세상 이야기가 아닌 우리 곁에 이미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현재 헬스케어 산업은 COVID 19에 전 세계에 팬더믹으로 선포된 2020년을 기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기를 겪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 원격수업, 자가격리, 배달문화와 같은 새로운 개념을 접하게 되면서 이제 각종 행사가 온라인으로 치러지고 있고 회의도 Zoom과 같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어졌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에 따라 헬스케어 산업도 빠르게 Paradigm Shift를 겪고 있는데 필자는 이러한 변화를 한마디로 말하면, 헬스케어 산업에서 3차 산업적인 성격이 머지않아 주도하리라 예측한다.

 

 

3차 산업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 2차 산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흔히 아시다시피 2차 산업은 생산의 효율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며 소품종대량생산, 그리고 이를 통한 표준화로 표현할 수 있다. 헬스케어 산업의 주요 부분은 합성 의약품 또는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 판매하는 제약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제약의자가만들 제()’자이듯 제약산업의 핵심은생산임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아무리 혁신적 기술들이 개발된다고 하여도 이를 실질적인 산업화까지 연결하는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기술들은 단순히 달콤한 꿈에 불과할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합성 의약품 산업보단 특히 바이오 의약품 산업에서 더 두드러진다. 제조 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화학물질 합성 비율만 알면 똑같이 생산을 할 수 있는 합성 의약품보다 바이오 의약품은 크기가 크고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어 이를 생산하기 위해선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정제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오 의약품 제조 공장을 짓기 위해선 세계 상위 제약사들조차도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막대한 비용이 들어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 극히 소수의 플레이어만 이러한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생산 플랫폼을 단기간에 구축해낸 회사가 전 세계에 딱 2개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그 외에 중국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격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플랫폼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하드웨어만 잘 갖추었을 뿐 Track Record, 경험, 노하우를 갖추기에는 아직 한국과 꽤 큰 격차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업 사이클이 그렇게 흘러갔듯이, 언젠가는 중국의 바이오 의약품 (특히 단백질) 생산 플랫폼 회사들이 세계의 공장이 될 때가 바로 헬스케어 2차 산업으로의 피크가 되는 시점일 것이고 바이오 의약품은 선택된 사람들만이 사용하는 고가제품이 아니라 누구나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Commodity/표준품으로 바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라면 누구나 접근 가능한 Commodity보단 나만을 위해 존재하고 나만이 소유할 수 있는내 것에 좀 더 집착하는 본능이 있다. 표준품으로 대변되는 전통 합성 및 바이오 의약품으로는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이 때문에 최근 헬스케어 산업에선맞춤형 또는 High-end 의료 서비스라는 개념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란 단순 매뉴얼에 따라 약을 처방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각 환자의 성향에 맞춰 의사의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든 광범위한 개념의 치료행위를 의미한다. Customized or tailor-made medical service, personalized therapy 등의 개념이 필요하다. 영리 병원이 가능한 미국에서는 혈액암을 주사 한 방에 완치시키는 초고가의 CAR-T 라는 항암 세포 치료제가 이미 처방되고 있고, 우리나라와 달리 의사 만나기가 쉽지 않은 미국과 중국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 원격진료는 일상이 되고 있으며, 관련 회사들이 이미 시장에서 상상 이상의 고평가를 받는 실정이다.

맞춤형 의료 서비스 산업은 소비자를 만족하는 방식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최고의 효율적인 치료를 지향했던 기존 전통 제약산업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대신 드라마틱한 효과와 내가 만족하는 최고의 의료서비스가 보장된다면 높은 치료 비용은 더는 고려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더 비싸고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서비스여야 더 잘 팔리는 상품으로 여겨지는 명품산업과 같은 성격을 나타낼 것이다. 또한 맞춤형 의료서비스 산업에선 환자마다 각기 다른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므로 효율성이 극대화된 소품종∙대량생산이 핵심이었던 헬스케어 2차 산업과는 달리 각기 다른 개별 환자의 치료제를 처방 처치하고, 환자별 데이터를 안전하고 관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들 등이 결합할 것이다. 이러한 성격은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 병원과 제조를 포함한 다양한 Value Chain을 담당하는 여러 기업들 간의 유기적인 결합과 협력을 유도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성공적인 산업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학 전공자로서 금융으로 경력을 시작한 후 현재 18년째 바이오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는 경영학도들이 어려운 용어와 기술자들만의 산업이라는 인식 등으로 헬스케어 산업에(특히 바이오) 거리를 두어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현재 헬스케어 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바이오 기업들이 단순 원대한 꿈을 펼치는 기술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영리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성장이 단순 버블이 아니라 실질적인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과 마찬가지로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경영학도들의 역할이 단순 회계나 재무 분야로 한정되어 있지 않고헬스케어 산업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경영학 전공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이 헬스케어 시장에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새로운 문을 열고 큰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NEWSROOM 뉴스레터 신청

개인정보 수집, 이용 동의서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