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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회 SMIC 동문 인터뷰

투자연구회 SMIC 동문 인터뷰

 

Q. 현재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SMIC 졸업 후 지금까지 어떤 경로를 걸어오셨나요?

 

현재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로서 운용 자산 약 5조 7천억 원 규모의 회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회사 경영과 더불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시장의 장기적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펀드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졸업 후의 길은 길지 않은 동선을 따라 흘러왔습니다. 2002년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인도·싱가포르를 거쳤습니다. 2008년부터 약 12년 동안 글로벌 펀드매니저로 인사이트, 글로벌그로스, G2이노베이터 등 약 3조 원 규모의 글로벌 주식형 펀드를 책임 운용했습니다. 2020년 12월 케이글로벌파트너스를 설립하며 독립했고, 2023년 7월부터 KCGI자산운용을 이끌고 있습니다.

 

Q. 수많은 동아리 중 SMIC를 선택하셨던 결정적인 이유와, 처음 동아리 문을 두드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나요?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1998년 군 제대 직후 우연한 기회에 SMIC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가입을 결심했습니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 직후로 진로의 방향이 또렷하지 않았지만, 경제와 금융이 사회를 어떻게 흔드는지를 막 목격한 직후라 그 분야를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욕구가 컸습니다. 교과서적인 지식만으로는 눈앞의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답답함이 SMIC로 발길을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Q. SMIC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반대로 가장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999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학생이 주식투자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사회적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았고, 동아리 활동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동아리의 존속 자체가 흔들리던 때였습니다. 학교 본부 동아리로 등록을 신청했지만 '학생들에게 맞지 않는 활동'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반대로 가장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2000년 회장으로서 동아리를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미국 대학들의 투자 동아리 활동을 참고하고, 경영학과에서 배운 마케팅과 인력 관리의 이론을 동아리 운영에 직접 적용해 보면서, 강의실에서 배운 개념들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체득했습니다. 동아리 이름을 '서울대투자연구회'로 바꾸고, 강성부 KCGI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 대표, 이주상 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CMO 등 통합 1기 멤버들과 함께 동아리의 기틀을 다졌던 그 시기가 지금의 저를 만든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현업에서 활동하시면서 "아, 이건 정말 SMIC에서 제대로 배웠구나"라고 느끼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가장 크게 꼽고 싶은 것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입니다. 그 시절 SMIC에는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멘토도, 체계적인 커리큘럼도 없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 스스로 정의하고, 자료를 직접 찾고, 모르면 토론하며 답에 다가가야 했습니다. 펀드매니저의 일상이 결국 그 연속입니다. 시장에는 정답지가 없으며, 책에 쓰여 있지 않은 변수와 매일 마주합니다. 그럴 때 흔들리지 않고 자기 손으로 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은, 강의실보다도 동아리 방에서 먼저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기업이나 산업을 분석할 때 본인만의 기준이나 시각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기업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는 ROE(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ROE라는 한 지표 안에 그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듀퐁 분석으로 수익률·자산회전율·레버리지 구조를 쪼개 보면 회사가 자산을 어떻게 굴려 이윤을 남기는지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다만 숫자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매수 전에 반드시 '왜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는가' 를 한 문장으로 먼저 적는다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매수하지 않습니다. 운용자의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는 포지션은 주가가 흔들릴 때 버틸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추천이나 시장의 분위기에 기대어 결정하는 '사고의 외주화' 야말로 투자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Q. SMIC의 초기 기틀이 잡히던 시절의 활동 환경은 어떠했나요? 지금의 후배들과 비교했을 때 변하지 않은 SMIC만의 '곤조'나 '전통'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지금과는 환경이 많이 달랐습니다. 인센티브도 없었고, 외부의 인정도 없었으며, 오히려 학생이 주식을 공부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컸습니다. 모임 장소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 학교 본부 동아리 등록조차 거절당했습니다. '어떻게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것인가'가 모든 운영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토록 척박했던 환경에서 만들어진 결이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입니다. 1999~2000년 통합

1기였던 멤버들 — 강성부 KCGI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 대표 등 — 과 지금도 같은 업계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SMIC가 '경영대 3대 학회 중 하나'라는 소개를 다른 경영대 학생들로부터 들었을 때, 적지 않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변하지 않은 한 가지를 꼽자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시장을 이해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갈증, 그리고 그 갈증을 실전으로 풀어 보려는 태도일 것입니다. 그 자발성이야말로 SMIC를 30년 동안 살게 한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오랜 시간 업계에 몸담으시며 수많은 시장의 변화를 겪으셨을 텐데, 경영학도들이 가져야 할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겸손함과 끈기, 이 두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금융은 전 세계의 수많은 회사와 인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입니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 틀린 답이 되는 일이 잦고, 자신이 맞았다고 확신했던 판단이 실은 운에 기댄 결과였음이 드러나는 순간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끈기가 더해져야 합니다. 어떤 분야든 일정 수준의 깊이에 도달하기까지는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 시간 동안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좌절이 반복됩니다.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끈기와 용기야말로 결과의 차이를 만드는 본질적인 자질이라고 봅니다.

 

 

Q. 리더의 위치에서 보셨을 때, 어떤 역량을 가진 주니어가 가장 눈에 띄시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인성입니다. 경험과 지식의 부족은 시간이 채워 주고 좋은 선배와 동료가 메꿔 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인성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위에 끈기와 용기, 그리고 밝은 성격을 봅니다. 금융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견뎌야 하는 긴 시간이 따르고, 또 투자자·수익자와의 소통이 일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단단하면서도 밝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아쉽게 보는 한 가지는, 적지 않은 후배들이 '돈 그 자체'를 목적으로 두고 일을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돈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돈은 본인의 역량과 경력이 충분히 쌓였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이지, 그 자체를 좇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더 이른 시기에 알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Q. 나에게 ‘SMIC’란 [ ]이다.

 

나에게 SMIC란 '출발점'이다. 1998년 우연히 두드린 동아리 문이 자본시장과 맺은 평생의 인연이 시작된 자리였고, 그곳에서 만난 통합 1기 동기들이 3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같은 업계의 동행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해진 답이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답을 만들어 본 그 시간은,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게 하는 원점으로 지금도 작동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경영대학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당장 어떤 선택이 더 큰 보상을 가져다 줄지를 따지기보다, 10년·20년 뒤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고 싶은가를 먼저 그려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단기 보상은 시간이 만들어 주지만, 자신의 역량과 태도는 자기 손으로 쌓아 가야만 만들어집니다. 또한 어떤 분야에 들어가든 일정 시간을 견뎌야 깊이가 생긴다는 점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SMIC 시절에 배웠던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정해진 답이 없는 자리에서 자기 손으로 답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만들어 준 힘이 지금도 저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후배 여러분의 시간에도 그런 자리가 자주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Q. 현재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SMIC 졸업 후 지금까지 어떤 경로를 걸어오셨나요?

 

현재 크래프톤에서 비게임 영역의 전략적 투자와 M&A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AI 관련 스타트업과 기술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재무적인 투자 기회를 보는 것이 아니라, AI로 인해 변화하는 시장과 산업 환경에 회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SMIC 활동을 마친 뒤에는 해병대 장교로 군 복무를 했고, 이후 외국계 IB와 사모펀드를 거쳐 현재 크래프톤에 합류했습니다. 돌아보면 커리어의 형태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결국 “좋은 비즈니스를 찾고 판단하는 일”은 계속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Q. 수많은 동아리 중 SMIC를 선택하셨던 결정적인 이유와, 처음 동아리 문을 두드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당시에는 진로 고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경영대에 왔지만 뭘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학술동아리 하나쯤 하면 어떻게든 밥벌이는 하지 않을까” 정도의 막연한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SMIC가 이상하게 끌렸습니다. 사실 그때는 가치투자가 뭔지도 제대로 몰랐지만 “가치투자”라는 단어 자체가 왠지 끌렸고, 주변에 있던 SMIC 선배들이 활동하는 모습도 멋있어 보였습니다. 다들 정말 열심히 했고, 자기 일에 진지해 보였습니다. 돌이켜보면 SMIC를 선택한 건 치밀한 진로 설계라기보다는, “저 사람들처럼 한번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웠습니다. 당시에는 가치투자가 뭔지도 잘 몰랐지만, 이상하게 그 분위기만큼은 멋있어 보였습니다.

 

Q. SMIC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반대로 가장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SMIC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건 격주 단위로 결과가 나오는 경쟁 구조였습니다. 당시에는 발표마다 “위너”를 뽑았는데, 저는 끝내 한 번도 위너를 해보지 못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계속 고배를 마시다 보니, 발표를 마친 뒤 뒤풀이에서 마시는 술의 양만 늘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경쟁 자체보다도, 누군가의 실력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법, 그리고 “왜 나는 부족했을까” 를 돌아보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사회에 나와 보니 결국 이런 자세가 오래 가는 사람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Q. 현업에서 활동하시면서 "아, 이건 정말 SMIC에서 제대로 배웠구나"라고 느끼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저는 SMIC에서 투자 지식만큼이나, 사람을 챙기는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도 현업에서 일하시던

선배들이 정말 바쁜 와중에 주말마다 학교에 와서 발표를 들어주고, 피드백해주고, 회식 자리까지 챙겨주셨습니다. 학생 때는 그게 어느 정도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는데, 제가 직장인이 되고 나니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겠더라고요. 좋은 조직은 결국 그런

사람들이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실력 있는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다음 세대를 챙기고, 후배들은 또 그걸 보고 배우면서 이어가는

문화가 SMIC를 오래 가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업이나 산업을 분석할 때 본인만의 기준이나 시각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SMIC에서 리포트를 쓰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중 하나가, 결국 “스토리”와 “숫자”는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시장에서 멋진 이야기나 거창한 비전은 정말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투자 아이디어라면 결국 그게 매출, 이익, 현금흐름 같은 숫자로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이야기하는 변화가 실제로 얼마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지, 그 논리를 스스로 계산해보고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지금도 시장 리포트를 보다 보면 스토리는 화려한데 숫자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이 이야기가 실제 얼마짜리 이야기인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계산해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Q. 경영대 수업에서 배운 이론과 SMIC에서의 실전 리서치가 현업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나요?

 

돌이켜보면 경영대 회계 수업에서 졸음을 참으며 배웠던 내용들이 제 커리어의 가장 단단한 뼈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른 지식에 살을 붙여 “살아있는 무기”로 만들어준 곳이 바로 SMIC였던 것 같습니다. 현업에서도 의외로 재무제표를 깊게 보지 않거나,

불편한 숫자는 외면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기업의 거의 모든 활동이 결국 재무제표에 흔적으로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회계 수업에서 배운 이론이 기업을 읽는 언어였다면, SMIC에서의 실전 리서치는 그 언어로 실제 기업을 해석해보는 훈련이었습니다. SMIC에서는 단순히 숫자를 외우는 게 아니라, 실제 기업 사례를 놓고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를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그 경험이 지금 투자 업무를 할 때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위아래 학번을 잇는 허리 세대로서, SMIC 네트워크가 커리어 형성에 어떤 정서적/실무적 도움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SMIC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정말 다양한 업계에 선후배들이 퍼져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권은 물론이고 산업계, 스타트업, 투자업계 등 생각보다 훨씬 넓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도 도움을 받을 일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낯선 업계에 가더라도 “거기 SMIC 선배 한 명쯤은 있겠지”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로 연락해보면 대부분 정말 잘 도와주시고요. 사회에 나와 보니 결국 사람과 사람의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데, SMIC는 그런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나에게 ‘SMIC’란 [ ]이다.

 

나에게 SMIC란 “광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불금과 주말을 반납하고 기업 가치를 논하는 게 사실 평범한 대학생은 아닙니다. 그런데 SMIC에는 그런 시간을 기꺼이 쓰면서 리포트를 쓰고, 발표하고, 서로 피드백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게 일종의 “건전한 광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더 신기한 건, 그런 광기를 공유했던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Q. 마지막으로 경영대학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교 다닐 때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방향을 정해야 할 것 같고, 남들보다 앞서가야 할 것 같고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오래 꾸준히 가느냐였던 것 같습니다. 너무 완벽한 커리어를 처음부터 설계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눈앞의 일들을 즐기고 여유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사람을 많이 남기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남는 건 스펙보다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SMIC이든 학교든 회사든, 결국 좋은 사람들과

함께 치열하게 보낸 시간이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Q. 현재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SMIC 졸업 후 지금까지 어떤 경로를 걸어오셨나요?

 

저는 MY.Alpha Management라는 홍콩 소재 헤지펀드에서 한국 팀 애널리스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로 국내 상장주식을 분석하면서 어떤 종목을, 어느 타이밍에, 얼만큼 사고 팔아야 할 지 의사결정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하는 게 제 업무입니다. 계속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보고, 기업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대화하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다 보면 매일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 것 같네요.

 

SMIC 졸업 직후에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라는 국내 행동주의 헤지펀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그 이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라는 국내 롱온리 펀드를 거쳤다가 홍콩으로 넘어온 지는 이제 1년 반 가량 됐습니다.

 

Q. 수많은 동아리 중 SMIC를 선택하셨던 결정적인 이유와, 처음 동아리 문을 두드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나요?

 

군대 전역한 이후부터 막연하게 투자를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었던 것 같아요. 그 대상이 상장주식이 될지, 비상장주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 의사 결정을 하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에 가장 맞는 커리큘럼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동아리가 SMIC라고 생각해서 지원했었습니다.

 

처음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동기 중에 정말 주식 밖에 모르는 형도 있었고, 이틀 밤을 꼬박 새도 끄떡없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저는 둘 다 아니었거든요. 기업 분석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어서, 초반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도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고요. 대신 저는 남들로부터 배우려는 의지는 강했던 것 같습니다. 옆에 잘하는 친구가 있으면 계속 물어보고, 보고서 발표 세션 때 선배님들이 오셔서 주시는 코멘트들도 다 받아 적으면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저희 동아리에 지금까지도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Q. SMIC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반대로 가장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SMIC 정규 두 학기 활동 중간에 방학 교육이 있는데, 이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2주 간 밸류에이션 교육을 받고, 동기들과 산업 보고서를 작성한 뒤에 마지막으로 개인 보고서를 써서 그걸 갖고 다음 학기 팀장이 누가 될 지 정하는 거였거든요. 매일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해야 하는 환경이기도 했고, 개인 보고서 작성 기간 중에는 스스로 온전히 모든 것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두 번째 학기 때 팀장을 하면서 가장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다섯 명이서 팀을 이뤄 한 학기 활동을 하는데, 저보다 훌륭한 다른 네 명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중심도 잘 잡아야 하고, 각 팀원이 작업한 것에 대해서도 꼼꼼히 피드백을 줘야 하고, 보고서 발표 때 선배님들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했거든요. 사실 애도 많이 먹긴 했지만, 그래도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가장 깊게 고민해보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Q. 현업에서 활동하시면서 "아, 이건 정말 SMIC에서 제대로 배웠구나"라고 느끼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기업 혹은 산업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과거나 이미 주어진 사실을 분석하면서 인지적 편안함을 느끼는데, 투자업에서 중요한 건 미래를 그려보는 인지적 불편함을 극복하는 것이거든요. 기업의 미래 매출을 추정하면서 시장이 향후 10년 간 연평균 N% 성장할 것 같고 해당 기업의 점유율이 X%일 것 같다는 등 단순히 숫자를 찍기 위한 요식 행위가 아니라, 실제 산업 내 경쟁 구도나 서플라이 체인 내 수많은 기업들 간 상호작용을 고려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매출 규모가 어떻게 될지, 이런 것들을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해보는 연습을 SMIC에서부터 했던 게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기업이나 산업을 분석할 때 본인만의 기준이나 시각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시장이 충분히 큰지, 경쟁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해당 기업이 충분한 해자를 갖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특히 국내 주식을 분석하는 입장에서는, 사실 한국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갖고 있는 존재감이 매우 크지는 않기 때문에, 어쩌면 한국 시장을 잘 모를 외국인도 굳이 시간을 내어 이 주식을 볼 만큼 매력적일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예컨대 작년에 한국에서 가장 큰 시세가 난 섹터 중 하나가 원전인데, 미국 내 원전 건설에 대한 관심이 거의 전무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2030년까지 대형원전 10기를 짓겠다고 미국 정부에서 공언하면서 100조원짜리 시장이 열린 거거든요. 근데 이 공사에 필요한 주기기나 EPC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전세계로 봐도 한국 기업들을 빼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미국 내 원전 건설에 투자한다면 한국을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들도 조 단위 시가총액이 되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여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접근성도 좋았고요. 이런 소수의 기회를 남들보다 빠르게 포착할 수 있어야 큰 돈을 싣고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더 주식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어떤 주식을 사고 파는 주된 주체가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봅니다. 같은 주식시장에 상장돼있어도 저희와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주가를 움직이는 종목이 있는 반면, 국내 개인들이 수급을 주도하는 것들도 있거든요. 특히나 ETF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후자와 같은 경향이 더더욱 도드라지고 있고요. 근데 이런 주식들을 보면서, 기존의 관성대로 밸류에이션을 엄격히 따진다면 저는 이건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결국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줘야 돈을 버는 게 주식 시장이니 만큼,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이 주식을 보고 있는지 잘 판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Q. 비교적 최근에 필드에 진출하셨는데, 요즘 같은 고도화된 정보 사회에서 SMIC의 리서치 방식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구체적인 방식보다도 책임을 지느냐 안 지느냐가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AI 덕분에 ‘그럴 듯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건 너무 쉬워졌는데, 이전에는 이러한 결과물을 잘 만드는 것도 하나의 역량으로 인정받았던 것 같거든요. 근데 이제는 무언가를 예쁘게 포장하는 능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가장 솔직한 결론을 내놓고, 그것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만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해요.

 

SMIC 활동을 돌이켜보면 단순히 보고서만 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본인 주식 계좌로 투자도 하고, 모의 투자 대회 포트폴리오에도 종목을 담으면서 끊임없이 내 아이디어를 시장에서 검증 받는 환경이 함께 조성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의 분석이 맞았는지 여부는 수익률이라는 객관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되고요. 이렇게 되면 무언가를 포장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결국 자기 돈을 잃는 행위가 되는 거거든요. 이처럼 책임을 지는지 여부가, 결국 작업물의 퀄리티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여기서 SMIC의 리서치가 더욱 특별함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Q. 커리어의 시작 단계에서 SMIC 타이틀이 본인에게 준 자신감 혹은 실제적인 이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시작 단계에서부터 지금 직장을 구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SMIC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커리어를 시작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당시에는 설립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던 회사였는데, SMIC 선배가 저희 경영학과 동문이시기도 하신 대표님이랑 식사 자리를 마련해주신 기회로 행동주의라는 전략이 어떤 건지, 얼라인파트너스가 어떤 회사인지 배울 수 있었거든요. 그 이후의 이직 과정도 다 SMIC 선후배들이 자리를 소개해 주신 게 연이 되어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커리어 초기를 생각해보면 생소하고 처음 해보는 일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첫 직장은 상장주식을 다루지만 PE와 비슷한 접근을 요구하는 곳이어서, 새롭게 배워야 할 내용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SMIC에서 배운 게 도움이 된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잘 할 수 있겠지 뭐”라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아요. SMIC 활동하면서도 고생해본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스스로의 내면이 조금 더 단단해져있던 게 일하면서도 큰 이점이 되었습니다.

 

Q. 이제 막 커리어를 고민하는 20대 초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절대 유행을 좇지 말고, 내가 평생 이 업을 해도 행복할 것 같은지를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슷하게 경영학과를 졸업한 7, 8살 차이 나는 친누나가 두 명 있는데, 누나들이 대학 다니던 때 가장 인기 많았던 진로가 금융공기업이랑 행정고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법고시가 없어진 지 얼마 안 된 때였거든요. 그리고 제가 학부생이던 시절에는 CPA랑 로스쿨이 가장 많이들 준비하는 진로였던 것 같아요. 지금 분위기는 어떤 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5년쯤 지나면 또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생들에게 선호되는 직업들을 생각해보면 적당한 안정성과 고소득이 ‘보장’되는지가 중요한 요소들인 것 같은데, 우선 저는 이 안정성이라는 가치가 10-20년 뒤에는 많이 퇴색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AI가 발전하는 속도를 보고 있으면, 인간의 한계 자체가 의미가 되는 운동선수 등 일부 직업을 제외하면 저는 절대 안정성이 높은 직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득이라는 것도 결국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10-20년 뒤에 내가 속한 업의 환경과 스스로의 경쟁력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인데, 사실 이건 정말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 중 하나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문제일 텐데 당장 5년 전만 해도 이 두 회사가 이렇게 어마무시한 돈을 벌 거라는 예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결국 ‘안정적인 고소득’이라는 가치는 허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생각해요.

 

결론은, 스스로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업을 찾는 걸 최우선시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은

일 하는데 쏟으실 텐데, 행복을 포기하면서 소득, 명예 등 다른 가치를 찾기에는 이제 너무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 같거든요. 내가 얼마나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은지, 이 일을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나에게 ‘SMIC’란 [ ]이다.

 

나에게 SMIC란 잘 끼운 첫 단추다. SMIC 덕분에 투자자로서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고, SMIC 이후 인생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동아리 도움을 받지 않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경영대학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학교를 떠난 지 아직 4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미 시간이 갈수록 제 외연이 확장된다기 보다는 점점 좁혀져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어쩌면 매일 비슷한 일을 반복해서 하고, 매번 보고 연락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거든요. 반대로 대학 생활은 나의 세계를 확장하기에 너무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매 학기 다른 수업을 듣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너무 많잖아요. 후배님들께서도 어떤 맹목적인 목표를 두고 달리기만 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데 소중한 대학 생활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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